느지막이 일어나 산책을 하고
바구니 하나 들고
밥 먹을거리를 뜯으러 갑니다.
새순은 보통 봄에 먹지만
여름에도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꾸지뽕, 땅두릅, 구릿대 새순을
먹을 만큼만 끊어옵니다.
내신랑 천일동안 님이 일하러 가서
혼자 먹을 거라 조금만 꺾었어요.
몽땅 끓는 물에 넣고
소금 좀 넣고 두어 번 뒤적여 데칩니다.
그냥 고추장, 참기름 만으로 비벼도 맛있지만
혼자 밥 먹을 일이 많을 것 같아
양념장을 넉넉하게 만들었어요.
양파 하나 다지고
고추장 수북수북 5숟가락,
다진 파와 다진 마늘 각각 반 숟가락씩,
간장 3숟가락,
설탕 1숟가락,
조청(물엿) 2숟가락,
물 50ml 넣고 섞어주며 끓입니다.
물은 육수나 채수 쓰셔도 돼요.
저는 모시 잎 끓인 물을 넣고
표고버섯 가루가 있어서 좀 넣었어요.
부글부글 끓으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고운 고춧가루를 넣으면서
원하시는 농도로 맞춰줍니다.
양념장이 끓으면서 막 튀니까
잘 저어주면서 끓이시고
농도가 맞으면
맛보고 간 맞추시면 됩니다.
양념장은 냉장고에 보관하면
꽤 오래 드실 수 있어요.
비록 산 거지만 집 고추장이라
메주 냄새도 나고 단맛도 덜해요.^^
데친 풀은 물기 꼭 짜서
키가 큰 것만 좀 잘라 얹어주고
열무김치 좀 올리고
양념장, 통깨, 참기름 올렸어요.
맛있어 보이나요?
풀들의 개성 있는 맛과 향 덕에
혼자 먹어도 술술 잘 넘어가네요.
양념장 든든하게 만들어 뒀으니
올여름엔 다양한 풀들로 비빔밥을 해먹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