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라니, 올해 8살입니다.
보시는 분마다 예쁘다고 감탄하십니다.
제가 붙여준 이름 rani[(인도의) 여왕] 그대로
우아하고 기품 있습니다.
그런데 새끼만 낳으면 이 꼴이 됩니다.
바싹 마르고 털도 다 빠지고.
개도 새끼 낳으면 몸에 영향이 많은 건 사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몸이 따라주지 않거나 나이가 많아지면
새끼를 낳지 않도록 해주는 게 맞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자연 상태로 산다면야 간섭할 필요 없지만
어차피 지금 개들은 그렇게 살지 못하고
인간의 보호, 관리 아래 통제되어 살아야 하니
인간이 그런 것도 신경 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라니는 2012년을 마지막으로
제 철저한 관리에 따라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고도
2016년까지 출산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집 짓고 이사하고 하는 와중에
두 번이나 연달아 출산을 하게 된 것이죠.
저는 중성화 수술을 안 하는 것에 찬성하는 쪽입니다만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고 출산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 집 수컷만이 문제가 아니라
동네 개들이나 떠돌이 개들도 오기 때문이지요.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고 암컷의 출산을 막으려면
집에 담이 있어야 합니다.
울타리로는 교배를 막을 수 없으니 꼭 담장이어야 합니다.
집에 수컷도 같이 있다면
가임기에 둘이 만날 수 없도록 철저히 지켜봐야 합니다.
저는 라니의 가임기마다 외출을 삼가고
수컷 대박이의 앓는 소리를 들어가며 관리했지요.;;
이다음에 집 주변에 울타리를 치고
개들이 편하게 마당을 오갈 수 있게 할 생각이지만
이 넓은 땅에 담장은 꿈도 못 꿉니다.
밤낮없이 다른 개가 오진 않나
대박이 줄이 잘못되진 않았나 신경 쓰며
일 년에 두 달씩 지키는 것도 힘들지만
무엇보다 이제 라니 나이가 많아서
이사하면 수술시킬 예정이었습니다.
본인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제 맘대로 수술시켜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대신 라니는 이제 출산으로 몸이 축나지 않아도 되고
묶여있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살 겁니다.
연지, 곤지의 수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의사들은 질병예방을 위해서 수술해야 한다지만
반려인들 생각은 강아지 분양이 어려워서가 많죠.
저 또한 그래서 연지, 곤지의 수술을 생각합니다.
하... '강아지 분양'하면 또 열 내서 할 말 많지만!!!
다음에 하기로 하고
하여튼 제가 곤란해서 수술은 시키지만
가능하면 애들에게 피해가 적게 하고 싶어서
전문가들 글을 많이 읽고 내린 결론이
6개월에 한 번씩 가임기가 돌아오는 우리 애들은
두 번 가임기를 거친 후 1살 넘어 수술시키기로 했습니다.
두 아이 가임 기간이 세 번 남았으니까
그 세 번은 또 엄청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할 일이 남았네요.
중성화 수술,
안 할 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저처럼 관리하기 힘든 환경이면
차라리 수술하는 것이
개와 인간이 함께 사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