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갓이랑 냉이가 엄청 올라왔습니다.
씨앗을 너무 늦게 뿌렸고
올봄엔 풀 뜯는 상차림도 제대로 못해서
한 번도 못 뜯어먹었지만
풀들은 자기들의 시간표대로
꽃을 피우고 있으니 괜찮습니다.
씨앗이 뿌려져 가을에도 내년에도
계속 올라올 테니까요.
뜰밭에는 나무보일러에서 나온 재와
음식물 처리기로 말려 분쇄한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되라고 뿌려주고 있습니다.
강아지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주워 먹네요.
양파 자투리는 음식물 처리기에 넣지 않도록 신경 써야겠어요.
쑥도 자랐고,
이름 아는 풀 모르는 풀
다양하게 올라와서 반갑습니다.
저희 집 컨셉이
집은 21세기, 땅은 야생입니다.
저희들 편리함을 위해
대지에는 전부 시멘트를 들이부었는데
그것이 자연에겐 못내 미안합니다.
대신 나머지 공간은 거의 자연 상태로 둘 겁니다.
원래 풀 뜯어먹는 걸 좋아하고
농업에 큰 뜻도 없고
예쁜 정원 가꾸기도 관심 없고...
필요한 만큼만 조금씩 다듬어
굳이 이름 붙이자면 '밭'으로 쓰고
나머지는
과실나무와 풀들이 자연스럽게 사는
야생 정원으로 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