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시골에 와서 블로그를 한 이후 오랜 시간 동안
계속해서 제 글을 좋아해 주시고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계신 걸 압니다.
그런데 막상 이 지역에서 실제로 저를 아는 사람 중에는
저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알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제가 '사람을 엄청 가려서'라는 것도 알죠.
사람 가리는 거야 어찌 보면 누구나 하는 일이지만
보통 겉으로는 표 안 낼 텐데 저는 표현하거든요.
대화 중에 함께 알만한 사람의 얘기가 나왔는데
그가 관계 맺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영...
그분은 저랑 안 맞아서... 등등
사람에 따라 적당한 표현을 하면서 선을 그어버립니다.
굳이 그럴 필요 있나 싶지만 저는 굳이 그렇게 합니다.
자신을 중심에 두는 삶을 지향하는 저는
삶을 단순하게 살고자 하는데
인간관계에도 그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들 중 누구도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습니다.
다만 관계를 맺고 싶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안 맺는 것뿐입니다.
살면서 불쾌해지거나 복잡한 일에 얽히게 되는 건
대부분 사람 때문인 것을 여러분도 알고 계시겠지요.
동반자에게 일을 맡기신 친구 댁에서
일 끝나고 저녁 식사를 대접해 주셨어요.
물론 일당 안 주고 밥으로 때우신 거 아니고,
동반자가 좋아하는 육류 반찬 준비해서
집에 있는 저까지 데려다 같이 먹었습니다.
너희들 돈 벌라고 불러준 거라며 우아하게 무시하지도 않고
일당 주고 일 맡기셨으면서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십니다.
그렇게까지 강하게 인간관계를 좁히면 외롭지 않나 싶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무의미한 관계에 귀한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쓰느니
차라리 외로움을 선택하겠지만
다행히도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 좋은 사람들과 더 깊은 교류를 하기에도 바쁘고,
일이든 물건이든 인간관계 같은 것들을 단순하게 해서
제 내면의 성숙, 성찰에 더 집중하는 삶을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