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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니 Jul 17. 2016

[2012년 귀농생활] 장흥에 발 담그기

내신랑 천일동안 님은 꾸준히 일거리를 찾아봅니다. 


농사 지으려는 사람이니까 

논밭 일을 먼저 해봤는데 

허리 디스크가 있는 내신랑이 하기엔 너무 힘들고 

일의 강도에 비해 일당도 너무 적습니다. 

 

관공서에서 모집하는 단기 직원에도 응모하지만 

별것도 아닌 일에 대학 졸업장, 자격증을 요구하고 

어떤 건 모집은 하지만 이미 내정자가 있는 듯 보입니다. 


매일 출근하는 직업은 갖지 말자 했지만 

다른 일거리가 없으니 

식품 가공 공장들에도 취업해보는데 

내신랑의 곧은 성정에는 

더러운 공정 보는 걸 견디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이런 일 저런 일 하면서 지내는 동안 

마을 어르신 댁 강아지가 

우리 집에서 머물다 멧돼지에게 물려 다칩니다. 


지나가다 이쁘다고 놀아주는 저를 너무 좋아해서 

집까지 따라와 잠까지 자다가 밤에 당한 일입니다. 


남의 강아지가 다쳤으니 

치료해서 돌려보내려다가 정이 들어 

그 댁 어머님께 말씀드려 우리가 키우기로 합니다. 


며칠 뒤 마음이 변하신 어머니가 

놀러 나간 강아지를 집에 묶어버리셨는데 

작별 인사를 하던 제가 펑펑 울어버려서 

놀란 어르신이 다시 데려가라고 하셨다는 

전설이 남아있죠. ㅎㅎ 


어머님은 진돗개라고 하시는데 

그런지 아닌지 모르겠고 

그러든 말든 상관없이 

애교쟁이 우리 집 여왕 라니입니다. 



서울에서는 제가 혼자 살 때 쓰던 소형 냉장고를 썼는데 

시골에 오니 이웃에서 뭘 그리 많이 주시는지 

보관하기에 너무 작아서 

저렴한 냉장고를 하나 더 장만했습니다. 


인사만 해도 불러서 뭘 주시고 

하나를 드리면 서너 개가 돌아옵니다. 


현금이 없어서 그렇지 

먹고 살 걱정은 없습니다. 




저희가 귀농할 때 

귀농인을 만나보고 싶어 하다 

정남진생약초체험학습장에 가서 고생했던 걸 

다른 사람들은 겪게 하지 않을 노력으로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운영했습니다. 


블로그와 카페로 인연 된 

귀농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방문하셨고 

카페를 통해 다른 면에 사는 친구들도 사귀었습니다. 




멀리로 이사한 친구를 만나러 

친구들도 줄이어 방문하니 

마을에선 손님 많은 집으로 알려지고 


제초제, 농약을 안 쓰다 보니 

농사가 시원치 않아 

농사 못 짓는 집으로 알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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