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귀농생활] 나도 나를 잘 모를 수 있다.

by 무니

2012년 상반기에 이웃 마을 형님을 따라다니며

집 수리하는 일을 해온 내신랑 천일동안 님은


기계 만지는 걸 좋아하고

농사에 비하면 결과가 빨리 보인다는 등의 점에서

건축 쪽 일이 본인에게 더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둘이서 같이 농사 지어서 먹고살자던 계획은

농사는 저 혼자 짓고

내신랑은 건축 일로 돈 사 오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내신랑은 분명히 농사 지으며 살고 싶다고 했었는데

때론 나도 나를 잘 모를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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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와서 집 수리도 직접 했고

건축일 하러 다니는 걸 아신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의 수리할 일이나 집 수리를 맡겨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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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에는 빠질 수 없는 얘기가 태풍 볼라벤이죠.

태풍에 집 앞 큰 은행나무가 집 쪽으로 넘어졌는데

다행히 비스듬히 쓰러져서 집이 파손되지는 않고

처마만 날아갔습니다.


사진은 지붕 위를 덮고 있던 가지들을 잘라낸 후라

좀 괜찮아 보이는데

우리 면에서 가장 피해가 큰 집이라고 할 만큼

처참했어요.^^;;


이걸 다 복구하는데 일 년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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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둥이가 새끼를 두 번 낳았는데

그중 친구가 예뻐해서 중성화 수술을 해준 다행이와

그 남매인 수행이,

조카가 데려갔다가 유학 때문에 돌려보내 파가

가족이 됐습니다.


이제 동물 가족은 여섯이 되었고

고양이들이 모두 중성화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동물 가족이 늘어나지 않고

이렇게 오붓하게 살 거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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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거둔 쌀은

고마운 분들과 나눠먹고 싶다는 내신랑의 의견을 따라

도정하자마자 주소록과 함께 택배회사로 보내졌습니다.


가난하다고 움켜쥘 생각만 하지 않고

쓸 땐 쓸 줄 아는 내신랑이 멋있습니다.^^





이 해에 또 빠질 수 없는 얘기로

제가 이웃 귀농인들에게 화낸 얘기가 있는데

그걸 다 쓰자면 끝이 없고...


내신랑은 그들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고


저는 정남진생약초체험장에 가고

연달아 이런 귀농인들과 어울리려 한

저의 판단력에 한탄하면서

아... 나이 헛 먹었다 싶고

주변에 이런 사람들만 있다니 장흥이 싫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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