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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니 Jul 24. 2016

[2014년 귀농생활] 갑자기 땅을 사게 되다.


2014년에는 저희 집에 이렇게 생긴 동물이 왔습니다. 

내신랑 천일동안 님 친구가 키우던 

5개월 된 푸들인데 

갑작스럽게 출장이 많은 자리를 맡게 돼서 

1년만 맡아달라고 데리고 왔죠. 


어린 강아지라 어찌나 사고를 많이 치는지 

내신랑이랑 얘 때문에 참 많이도 싸웠답니다. 


1년이 결국 평생으로 바뀌어 

지금도 제 의자 밑에서 자고 있는 

우리 예쁜 히쭉이지요. 



가기로 한 땅은 

집 지을 준비 먼저 해나가고 

여유 되는 대로 사기로 되어 있었는데 


땅 파시는 분 댁에 일이 생겨 

서류 정리를 먼저 하는 게 좋을 상황이 되어서  

급하게 이 빚, 저 빚 다 긁어모아 

사게 되었습니다. 


땅을 샀으면 기분 좋아야 할 텐데 

빚 갚을 걱정에 집 지을 돈 걱정에 

표정이 어두운 내신랑을 위해 

파~티하자며 삼겹살 구워주며 다독거려줬습니다. 




이게 2014년이니까 

지금, 2016년 쯤이면 창고 정도는 지었어야 하는 건데 

이래저래 진도가 하나도 안 나갔죠. 


사람들은 일이 자기 뜻대로 되면 좋아하지만 

삶의 긴 흐름 속에서 

정말 자기 뜻대로 되는 게 좋은 건지 

오히려 안 되는 게 좋은 건지 

알지 못 합니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게 우리에게 좋을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우리는 괜찮은데 

펀드에 투자하신 분들이 기다리기 지겨우실까 봐 

일단은 펀드를 중단하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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