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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니 Jul 25. 2016

[2015, 2016년 귀농생활] 집에 불이 나다.

2014년 12월 어느 날 

집에 돌아오지 않은 고양이 수행이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고 


그래도 고양이 넷, 개 셋의 대가족이라 

매일 크고 작은 말썽이 일어나고 


여전히 손님이 많이 찾아오시고 


우리 부부는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며 잘 살았습니다. 



20년을 채운 트럭이 2015년에 사망하셨는데 

낡은 차 타면서 말썽이 생길 때마다 

내신랑 천일동안 님의 안전이 걱정되었던 저는 

돈 걱정 하나만 하자고 

내신랑에게 이번엔 새 차를 사자고 말했고 


결국 새 트럭을 기본 사양에 풀 할부로 사면서 

이제부터 우리 밥상은 이래야 한다고 

설정 샷을 찍으면서 또 웃습니다. 



2016년, 올해 1월에 집에 불이 났습니다. 

마침 의뢰인 댁에 집수리 내용을 보러 갔던 우리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연기를 발견했고 


소방차, 경찰, 면사무소 직원까지 총출동하는 

화재 현장을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소방관 아저씨에 의하면 

샘물을 퍼올리는 펌프에 연결된 

노후 전선 쪽에서 난 불이라고 하시네요. 

오래된 집에 전기 공사도 오래전에 한 것이라... 


내신랑 공구도 크고 작은 피해를 보고 

아껴 모아둔 건축 자재들은 몽땅 숯이 됐습니다. 


걱정돼서 전화한 친구, 지인들에게 

숯 많이 생겼으니 고기 구워 먹으러 오라고 할 수 있는 

내신랑의 강한 멘탈이 마음에 듭니다. ㅎㅎ 



이왕 다 탔고 

언제쯤 이사 갈 수 있을지 모르니까 

사는 동안 살만하게 하고 살자고 

지금은 이렇게 해놓고 삽니다. 


타버리고 보수하느라 경제적인 타격이 크지만 

그 정도로 끝날 수 있었던 것에 

온 가족 무사한 것에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지금까지의 과정 얘기는 다 했으니 

<좌충우돌 귀농 이야기> 매거진의 글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이제 그때그때 올리는 <소소한 시골 일상> 매거진으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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