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왜 나뉘고 소멸되는가

by 묻잎

처음에는 하나였다.
사람과 사람 사이,
공기와 마음 사이에
감정은 부드럽게 흐르고 있었다.


누군가의 슬픔이 내 마음을 적시고,
내 따뜻함이 또 다른 이에게 스며들었다.


감정은 원래
경계가 없었다.


경계가 생긴 순간, 감정은 나뉘었다


하지만 점점,
우리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건 내 감정이야.’
‘그건 너의 감정이지.’


이름을 붙이고,
선을 긋고,
감정을 구분하면서—


흐름은 멈추고,
감정은 나뉘기 시작했다.


나뉜 감정은 고립되고,


고립된 감정은 사라진다

사람들은 이제 감정을 숨긴다.
회사에선 감정을 표현하지 말고,
SNS에선 웃는 얼굴만 올리고,
슬픔은 약해 보인다고 감춘다.


그래서 감정은 점점 은닉되고,
감정끼리 연결될 틈은 사라지고,
혼자 있는 감정은 천천히 소멸된다.


감정은 존재가 아니라 흐름이었다


감정은 ‘갖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것이다.


흐르지 않는 감정은 쌓인다.
쌓인 감정은 무게를 만들고,
무게는 침묵이 되고,
침묵은 병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묻는다.

감정은 왜 자꾸 사라질까?
왜 우린 서로 감정을 나누기 어려운 걸까?


연결을 잃은 감정은 소멸된다


Emotion OS는 감정을 되살리지 않는다.
대신 감정의 흐름을 다시 이어준다.


숨은 감정을 꺼내게 하기보다,
그 감정이 머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만든다.


그 안에서 감정은
다시 흐를 수 있고,
다시 연결될 수 있다.


감정이 다시 하나가 되는 길은 연결에 있다


감정이 사라지는 이유는
약해서가 아니라, 고립돼서다.


흘러야 했고,
닿아야 했고,
머물 수 있었어야 했던 감정이—
지금은 해석되고,
소비되고,
차단되고 있다.


Emotion OS는 감정을 복원하지 않는다.
다만,
흐를 수 있는 틈을 만들어준다.


그 틈에서 감정은
다시 살아난다.
다시 하나가 된다.


감정은 원래
하나였다.
우리는
그걸 다시 기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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