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ente la Reina - Estella
오늘의 일정
출발 06:05 -
0km Puente la Reina
4.9km Maneru
7.5km Cirauq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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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km Estella
총 소요비용
27.3 euro
1. 아침 - 초코 페스츄리, 콜라 : 3.3 euro
2. 약 - 테이프, 바르는 거, 먹는 거 : 30 euro (기타 비용)
3. 버스 : 2.5 euro
4. 알베르게 : 8 euro
5. 점심 - 피자, 콜라 : 5.5 euro
6. 간식 - 에스프레소, 타파스 : 3 euro
7. 저녁 - 만들기 : 5 euro
숙소 정보
Albergue Anfas
1. 숙박비용 : 8 euro
2. 수용인원 : 34명
3. 기타 : Wi-Fi 가능, 취사 가능, 깔끔한 편
고맙다
민망하지만 오늘 내가 걸은 순례 길는 10km 남짓이었다. 뜨거운 해를 피하기 위해 아침 여섯 시에 출발하였다.
하지만 약 8km 지점의 마을에서 난 고민에 빠졌다. 14km를 더 걸을 것인가, 버스를 탈 것인가.
순례길까지 와서 버스를 타는 게 말이 안 되긴 한다.
하지만 지난 4일 동안 걸으면서 길 위에서 많은 친구들을 만났고, 내가 여기에서 스톱하고 내일 다시 걷게 된다면 작별 인사도 없이 헤어지게 된다는 것이 아쉬웠다.
핑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벌써 3일째 내 발목은 부어있고 파스, 테이핑, 진통제가 소용없을 지경에 왔다. 난 선택해야 했고, 일단은 나와 시작을 한 페레그리노 친구들을 더 볼 수 있는 방향인 버스를 선택하였다.
8시에 도착한 두 번째 마을 카페에 앉아 길 위의 친구들과 인사했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다.
그리고 정류장 근처에서 계속 배회하다가 결국 10시 40분 Estella행 버스에 올랐다.
너무 허무했다. 14km, 내가 멀쩡한 몸 상태로 최소 3시간을 쉬지 않고 걸어야 하는 거리를 10분 만에 갔다. 하지만 허무함과 동시에 한국에서 매일 아침 탔던 버스와 지하철에 소중함과 고마움이 느껴졌다.
또한 한쪽이 불편하면 또 다른 한쪽이 그 힘을 지탱하다 함께 아파지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버텨주는 왼쪽 몸에 감사했다.
그리고 11시 전 도착한 Estella. 나의 한국인 동행들은 12시에 도착하였다. 이를 보니 또 그동안 발목이 아픈 나를 배려해서 함께 천천히 걸어준 그 사람들에게 감사했다.
분명히 발을 절면서 본인 뒤에 있어야 할 내가 마을에 먼저 도착해 있는데, 왜 버스를 탔냐 타박하지 않고 발목은 좀 괜찮냐고 물어보는 순례길 동료들에게 감사했다.
걷기 너무 힘든 내게 달빛과 별빛의 아름다움으로 마음을 좋게 해 준 풍경에 감사했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 차가운 물 한잔을 따라 준 Staff에게 감사했다.
한국에서는 매일 타는 대중교통을 순례길에서 탔을 뿐인데, 모든 것이 새롭도록 고맙고 감사했다.
Buen Cam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