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ncesvalles - Zubiri
오늘의 일정
7:15 출발 1:15 도착 - 총 6시간
0km Roncesvalles
3km Burguete
6.8km Espinal
8.4km Alto de Mezkiritz
11.5km Viscarret
13.6km Lintzoain
18.3km Alto de Erro : 푸드트럭 이후 3-4km 돌길 급경사 내리막
21.8km Zubiri
총 소요비용
34.6 euro
1. 점심 - 하몽+ 콜라 : 5.3 euro
2. 간식 - 고기튀김+콜라: 5.7 euro
3. 세탁기 : 2 euro (날리고 세탁은 안되고)
4. 알베르게 : 8 euro
5. 저녁 : 13.6 euro
알베르게 정보
Albergue Municipal
수용인원 : 80명 수용 가능
숙박 : 8 euro
세탁 : 3.5 euro
건조기 : 2 euro
조리 가능(식사 제공 X, 나가서 사먹어야 함)
좋은 날씨란
어제 피레네 산맥에서는 안개로 온전한 풍경을 보지 못했다. 오늘은 어제보다는 낫지만 출발부터 부슬비로 시야가 가려졌다.
하지만 길에서 만난 한국 아저씨는 작년에 비해 걷기 너무 좋은 날씨라고 말하신다.
좋은 날씨란 무엇인가. 풍경이 잘 보여서 Santiago를 온전히 담을 수 있는 날씨? 엄청난 햇빛이 없어 걷기 적당한 날씨?
풍경이 좋은 날씨 였다면, 아름다운 피레네를 기억할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이틀은 어려운 시작을 걷기 좋게 해 준, 안개 속에 어스름히 보이는 무언가가 신비함을 주는 날씨로 기억할 것이다.
Go Girl!!
오늘 걷다가 숨을 고르는데 한 외국 할머니가 날 보며 “Go Girl!”이라고 외치고 지나갔다.
나는 할머니한테도 체력적으로 격려 받는구나. 나이를 떠나서 모자란게 있음 격려 받아야지!
걷다가 보니 다양한 잡생각들이 머리속을 오갔다.
• 내가 이번 카미노에서는 무얼 얻을까? 아니, 얻는 것을 원하면 안되나?
• 숲이 넝쿨지어 만들어진 모습이 꼭 동굴같다!
• 이렇게 나만을 생각하고 하루를 온전히 쓴다는 것이 참 낯설지만 좋다.
• 근 5개월을 불면증으로 하루 4시간 이상 잔 적이 없었는데... 여기선 그래도 6시간은 자네.
• 내가 한국에서 하루에 날 위한 시간을 얼마나 보냈지?
• 숨이 가빠오게 힘든데 공황이 안 온다.
• 스쳐 지나가는 바람의 차가움이 너무 좋아 웃음이 난다.
• Buen Camino를 외치는 저 사람들이 너무 좋다. 이렇게 하루에도 몇 십번을 격려 받을 수 있는 길이구나.
하루종일 걷기만 하다보니 별 생각이 다 든다. 한 달 이상 생각할 것을 하루만에 다 할 정도이다.
그래도 좋다.
비가 내려 사진은 많이 없는 오늘이지만 그래도
Buen Cam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