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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밥 Mar 10. 2024

볼 수 있는 거짓.

가끔 하는 생각


자신의 거짓을 볼 수 있는 피노키오가 부러운 건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되돌려 놔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 숨겨진 코 때문. 우리는 종종 남의 거짓을 드러내며 우리의 거짓을 감추곤 하지만, 적어도 나는 볼 수 있어야 볼품없는 중독에 빠지지 않게 된다. 그래야 그게 허울뿐인 허상이든 헛된 욕심이든 싹 다 태워버릴 불쏘시개라도 되어줄 테니까.


대부분의 거짓은 새로운 걸 드러내기보다 낡은 걸 감추기 위한 용도로 쓰인다. 그나마 양심에 걸린다면 나도 남도 부자연스럽게 어기적어기적, 그마저도 거리낄 게 없다면 가볍게 내키는 데로 사부작사부작. 뭐가 됐든 은근슬쩍 다시 찾는 반복은 피할 수 없다. 엄연한 중독이며, 치료방법은 있으나 치료가 힘들다. 유일하다면 잘근잘근 씹어주는 주변인뿐.



애당초 시작을 말아야 할 것들 중 '거짓'과 '담배'가 내 흉악 선상에 들어 있다면, 난 그 둘을 잡범 취급하며 놓아주곤 했으니.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날 우습게 볼 건 자명하다.



'은근슬쩍'에서 시작했으니, 은근슬쩍 그만둬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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