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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우는 강아지에게 배운다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법

우리 집에 1년 전 예쁜 황금색 토이푸들이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 태어난 지 이주째 되던 날 오게 된 이 친구는  처음엔 그저 돌봐줘야만 하는 작고 연약한 생명체였다.

토이 푸들 삐삐

1년이 된 이 강아지는 나에게 더없이 소중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일단 이 친구의 성격과 의사 표현하는 방식을 보고 있자면 

같이 키우고 있는 또 다른 개인 둥이의 성격과 참으로 대조적이다.


둥이란 아이는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개다. 

화를 잘 내지 않고 무엇이든 자신이 참으며 

심지어 자기보다 작은 어린 개가 괴롭혀도

참아낸다.

착한개 둥이


반면 토이푸들인 삐삐는 화가 나면 참지 않는다. 

자신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상대의 덩치가 크다고 해도 무섭게 덤벼든다.

이 친구는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놀랍도록 성공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쟁취해낸다.


예를 들면, 산책을 나가는 경우 큰 개인 둥이만을 데리고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발육과 사이즈가 다른 두 마리의 개를 산책시키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을 데리고 가지 않으면 펄쩍펄쩍 뛰어오르며 이상한 소리로 울부짖는다.


그런 이 친구의 행동은 마치 사람과 사람 간의 언어로 나누는 요청만큼 강력하다.

그 언어는 사람에게 보내는 회유 또는 협상으로 읽힐 정도로 표현이 정확하고 에너지가 강하다.


두 마리를 함께 산책시키는 일은 힘든 일이라  그 요청을 이해하고도 무시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이내 이 친구의 그 강력한 요청과 회유를 맞닥뜨리고 나면 생각은 바뀌게 된다.

이 친구는 곧 이상한 언어로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 소리는 울음소리 같지만 분명 포기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소리는 아니며 

고양이의 울음소리와 같기도 하며, 아니 사람의 말을 따라 하는 것과 같은

오묘한 소리와 함께 자신이 얼마나 산책을 가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피력한다

그 강력한 요청과 요구를 보고 있으면  "그래 내가 한발 양보하자"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함께 가지 않겠노라고 아무리 굳게 마음을 먹었을지라도 결국은 그 친구와 동행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어린 동물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 얼마나 대단한 기술인가.


가족 중  하루정도 못 보다가 집에 귀가하는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반가움의 표현으로 이상한 울부짖음과 같은 소리를 내며 뛰어오른다. 마치 " 너 그동안 어디 갔었어 난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희로애락에 대한 온전한 자신의 감정을 살아있는 몸짓으로 표현한다.

이런 행동과 표현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그 친구의 열정과 간절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는 진정 살아있는 동물처럼 감정을 표현하고 스스럼없이 행동한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여 때로는 저돌적으로 요청하고, 슬퍼하거나 기뻐하는 

그 친구의 행동이 얼마나 매력적인 모습인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친구를 보며 나 자신을 생각하게 된다.

나는 이 둘의 행동유형 중 어떤 행동유형에 속하는 사람인가


사람 또한 솔직하게 표현할 때  정이가고 마음이 가게 될까?

사람의 성격과 의사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는 지금껏 누군가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본 적이 없었다. 부모에겐 그저 한 번도 잘못한 적 없는 착한 자식이고 부모와 떨어져 살고 나서는 그저 참고 인내하며 억누르는 삶을 살아왔던 나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내가 지금껏 잘못 살아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친구는 나에게 섬광과도 같은 깨달음을 전해준 것이다.


그렇다.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해내려고 하는 행동은 옳은 것이다.

억누를 것도 눈치 볼 것도 없다. 나로 인해 발생하는 남의 수고에 대한 지나친 미안함을 가질 필요도 없다.

남에게 피해 주지 말아야 한다는 지나친 강박도 마찬가지로 벗어나도 괜찮다.

미안함은 다른 시간 다른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도 있을 테니까...


아 나는 왜 이런 단순한 원리를 이제야 깨달은 것인가!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할 수 있은 용기와, 내가 원하는 것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뻔뻔함을 나는 왜 지금껏 해보지 못하고, 가지지 못하고 살아왔던 걸까?


이 매력적인  친구의 성격은 여름날 밥상에 오르는 

청양고추와 함께 버무려진 오이지만큼이나 칼칼하고 청량하다.

얼음 가득한 유리컵에 맛있게 내린 블랙커피를 부어 마시는 것만큼 시원하고 짜릿하다.


아마도 인생은 이 친구처럼 표현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 거야.

하고 싶은 것은 해야겠다고 소리소리 지르며

시끄러움에  아파트 단지가 술렁거릴까 봐 나의  욕망을 잠재우고 참아내는 것이 아니라.

집안에 있는 것이 싫다고, 나도 들판으로 나가고 싶다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소리 지르며 뛰어오르는 그 모습을 보여주고, 그 체구가 한 줌에 잡히는 작은 강아지일지라도,

 기세에 눌려 기어코 그의  요청을 들어주고 마는 것처럼...


이 친구처럼 살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친구처럼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나 자신을 낮추고, 맞추고, 누르고, 감추려고만 했고 그림자처럼 지내며 

조용조용 참아내며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이 조그맣고 용감하고 당돌한 강아지처럼 살아야 한다.


그는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간다. 더불어 그 당돌한 모습은 한없는 귀여움과  애정을 샘솟도록 일조하는 것이다. 이 칼칼한 성격은 너무나도 매력적이라 가족들 모두 공감하며 그 매력에 미칠 것만 같은 지경에 이르렸다.


일하러 나가면 보고 싶어 눈에 밟힐 정도이니 이 얼마나 사람 혼을 빼앗는 기술인가.

한편 큰 개인 둥이의 성격은 어떠한가. 애처로울 정도로 순하며, 밖에 나가고 싶어도 참아내며 자신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까지 참다가 나가고 싶어 지면 내 등을 두드려 요청한다. 


안타깝지만 이런 성격은 애처롭고 기특하기도 하지만 매력적이진 않다. 


모름지기 매력적인 사람이 되려면 우리 집 강아지 '삐삐'처럼만 하면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매일 나에게 중요한 가르침을 주는 우리 집 반려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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