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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기적을 믿기까지

미라클 모닝에 관하여

어느 때인가부터 알람을 맞춰놓지 않아도 눈이 떠진다. 왜 그럴까?

아침에 눈이 일찍 떠지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나는 지독한 야행성 인간이기 때문이다.  

저녁만 되면 폭발하는 식욕 때문에 고민이고, 그 식욕을 참지 못한다.  

주로 늦은 시간에 야식을 먹고 새벽까지 깨어있다.

오전에는 졸음이  쏟아지고  저녁부터는  정신이 말똥 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침은 늘 가장 고통스럽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나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가?  나의 몸속 어딘가에  알람이 존재하는듯하다.

아침에 출근하는 반복된 하루하루가 나의 아침 기상 알람을 만들어 준 것이다.

눈이 떠지면서도 신기한 것은 정확히 6시가 되면 눈이 떠진다는 것이다.

시간을 맞춰 나를 깨우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

사람의 습관은 무서운 것이다.

나의 지인 중 새벽 5시가 되면 눈이 떠진다는 사람이 있다. 아침에 7시 반까지 출근하는 직장에 10년 이상 다니고 나니 습관이 되어 늦잠을 잘 수 있는 일요일에도 새벽 5시에 눈이 떠진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아침 일상을 물었다.


" 아무리 열심히 무엇인가 일을 찾아 해도 낮 12시가 오지 않아요 ㅎㅎㅎ"


새벽부터 정오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모르겠다는 그녀의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시간을 몇 번 경험한 후로는 아침시간이 왜 좋은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어떤 면에서 좋은지 알게 되었다.

새벽에 일어나면 집중이 잘되어 무엇을 하든 효율적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일의 완성도도 높다.

나는 이제야 아침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새벽 라운딩으로 골프장에 가면 도착 전까지는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그린에 올라서면 기분이 무척 좋아진다. 나 자신이  남보다 일찍 일어나 열심히 살고 있으며

멋지게 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건 그냥 진짜 착각이다. ㅎ


왜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예찬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기적을 만들라고 말하는지,

미라클 모닝 이란 책의 내용에 대해서도 매우 이해가 되었다.

아침에 대한 찬사는 책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요즘은 유투버들도 새벽에 시청자들과 함께하거나 새벽에 일어나는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침에 대한 중요성은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이슈인 것이다.


나의 부모님이 자식을 키우면서 항상 강조하셨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의 중요성은

부모님이 자식들에게 그렇게 습관으로 체화시키기를 바랐던 성장기에는 실천하지 못했고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야 스스로 깨우치게 된 셈이다.


사람에 따라 태어난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를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는 양육방식이라고 생각했었다.

특히나 나의 친오빠는 대중음악 작곡가로 활동했었다.

작곡가로 활동하던 그 시기는 온전히 밤은 깨어 있고 낮에는 잠을 자는 기이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아버지는 그 밤 낮이  뒤바뀐 생활패턴 하나만으로도  

음악 하는 것 자체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고 오빠의 인생에 대해 걱정했었다.


암튼 새벽의 장점을 스스로 경험해보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시간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특히 중요한 보너스와 같은 시간이다.

여유 있는 아침시간은 그날의 하루를 계획하고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아침에 일어날 수 있는 나의 힘은

긴 시간 아침 출근으로 만들어진 습관 때문만은 아니다.

내 마음을 희망과 감사함으로 바꾸고 나서부터다.

나는 온갖 걱정과 고통과 우울한 마음으로 눈을 떴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지금에 와서는 그 비관적인 마음을 바꾸는 것이 한낮 종이 한 장을 반대로

뒤집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할 만큼 간단하게 여겨지지만

그때는 그것이 힘이 들었다.


내가 겪었던 것과 같은 이유로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을 회복시키고 내가 경험했던 것과 같은 희망의 아침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이런 경험은 갑자기 나의 상황이 바뀌어서가 아니었다. 나의 상황은 그대로였지만

그것은 내가 마음을 바꾸기로 한 순간부터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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