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주방> <셰프의 테이블> 후기
회가 거듭할 수록 흥미진진해지는 생각하는 주방&셰프의 테이블, 세번째 모임의 요리 주제는 프렌치였습니다. 프랑스 요리하면 왠지 고급스럽고 화려하고 복잡한 요리를 떠올리지만 사실 우리가 흔히 그리는 프랑스 요리의 이미지는 큰 빙산의 수면 위 일각, 고급요리에 해당합니다. 일반 가정에서 먹어오던 요리는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메뉴와는 다소 차이가 있죠.
이날 요리 모임에서는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한 소박한 프랑스 가정식을 멤버분들과 함께 만들어 봤습니다.
이날 메뉴는 야채를 이용한 클래식 라따뚜이와 와인에 졸인 닭고기 요리 꼬꼬뱅, 그리고 돼지고기 뼈등심 프렌치렉 로스트와 프로방스식 야채구이였습니다. 첫날의 어수선함과는 달리 점차 주방에 적응된 멤버분들의 솜씨가 놀라웠습니다. 이날은 특별히 <셰프의 테이블> 모임에서는 서교동 무국적선술집 몽로에서 근무하는 함철환 요리사와 함께 요리를 진행하고 집에서 레스토랑 파스타 만드는 법을 배웠고, <생각하는 주방> 모임에서는 연남동 에큘리의 신민섭 셰프를 모셔 프랑스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날 토론 주제는 "미식이란 무엇인가"였습니다. 미식이란 단어가 의미하는 것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 한번 짚어보는 자리 이후 저마다 생각하는 미식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습니다. 마땅히 답이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어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습니다. 종합적으로는 미식이 단지 비싸고 고급스러운 요리를 먹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먹으며 얼마나 즐기면서 음식을 먹느냐는, 음식과 먹는 것에 대한 태도에 관한 것이 아닌가로 수렴되었습니다.
그리고 모 칼럼니스트의 '치킨은 맛이 없다'란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논란이 되는 주제인 만큼 찬반 진영이 갈려 열띤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풍미가 거의 없는 어린 닭을 쓰기에 일리가 있다는 주장과 치킨이 아니라 닭이 맛이 없는 것인데 치킨을 거론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치킨은 풍미가 없는(맛없는) 닭을 맛있게 먹기 위해 만들어진 조리법이라 맛이 진한 큰 닭을 쓰면 오히려 치킨의 맛은 떨어질 것이란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서로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풀어내고 나니 애초에 찬반으로 나뉘었던 진영끼리 생각이 바뀌기도 하면서 다양하고 균형있는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이날 생각하는 주방 모임에는 소셜살롱 문토 취재를 위해 기자 한 분이 일일 멤버로 참여해주셨는데요. 왜 취향 기반의 모임에 사람들이 모일까란 질문에 "평소 기계의 부속품처럼 지내다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 나도 이렇게 스스로 생각을 하고 느낄 수 있는 사람임을 이런 자리를 통해 깨닫는 것이 아닐까"라는 결론을 내려주셨습니다. '생각하는 주방'이라는 모임 제목에 걸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장준우
<생각하는 주방/셰프의 테이블> 리더
음식으로 세계 여행을 떠납니다. 잊지 못할 여행지의 맛을 손끝에서 만들고 함께 맛보는 모임입니다. 터키, 포르투갈, 태국, 불가리아, 체코, 중국 등. 여행 이후의 일상에서는 잘 접하기 힘든 그리운 맛을 되살려보고,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각 나라에서 즐겨 사용하는 식재료는 무엇인지, 어떤 향신료를 좋아하는지, 음식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나누다보면 어느새 내가 머문 이 곳이 여행지가 되는 멋진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식재료와 음식, 미식과 사회, 환경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을 던지며 나만의 미식 지도를 그려보는 모임입니다. 혀 끝에 익숙한 맛에서 생소하고 낯선 맛으로, 허브부터 향신료, 오리지널 퀴진에서 퓨전 다이닝까지, 다양한 맛들을 직접 경험하고 느끼며 미식을 바라보는 시선과 틀을 새롭게 만들어 보려 합니다. 함께 맛보고, 즐기며, 질문하며 새로운 미식 로드를 떠나길 원하는 모든 분들을 기다리겠습니다.
매력적인 술에는 그에 걸맞는 음식들이 함께 해야 더 빛이 나는 법이죠. 코드가 맞는 술과 음식을 찾아보는 모임입니다. 독특한 풍미와 매력을 가진 술과 그에 꼭 맞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봅니다. 압셍트부터, 와인, 보드카, 위스키까지, 그 자체로도 좋지만 함께일 때 더 깊은 즐거움을 주는 술과 음식의 마리아주를 경험하며 술과 음식 그 사이에 숨겨져 있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꺼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