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손님이 없어서 빵을 굽습니다

자만했지뭐양~갱

by 머쓱
자만양갱.jpg

준비물
팥앙금 300g, 한천 분말 10g, 물엿 30g, 설탕 30g, 물 200g


레시피
냄비에 물과 한천 분말을 넣고 10분간 불려준다.
10분 후에 냄비를 약한 불에 끓여준다.
설탕과 물엿을 넣고 더 끓이다 설탕이 녹으면 불을 끈다.
불을 끈 상태에서 앙금을 넣고 고루 섞어준다.
다시 약불에 올려 바닥에 눌지 않게 주걱으로 잘 저어가며 졸인다.
양갱 틀에 부어서 실온에서 단단해질 때까지 2-3시간 굳혀준다.


무늬-실패.jpg


만주와 상투과자를 만들었는데도 팥앙금이 남았습니다. 이것으로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양갱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간식거리는 아니지만 레시피가 쉬워 보였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레시피들을 마구잡이로 섞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마지막에는 제 멋대로 더 잘 굳으라고 젤라틴까지 녹여서 넣었습니다.
게다가 (무스케이크를 만들었을 때처럼) 이번에도 ‘틀’이 없었습니다. 실리콘 양갱 틀이 없어서 그냥 오븐 팬에 만들어서 칼로 슥슥 자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해보니 오븐 팬은 너무 얕은 데에다가, 실리콘 틀만큼 잘 분리되지 않습니다.


사실 양갱은 모양이 중요한 건 아닙니다. 포장만 어떻게 잘 하면 모양은 가려지니까요.


하지만 저의 양갱은 결정적으로 맛이 없었습니다. 팥앙금이 너무 적게 들어갔고 달지도 않았습니다. 한천은 적게 들어가고 젤라틴은 많이 들어가서 양갱이 아니라 젤리 같습니다. 팥 향이 나는 검정색 젤리…
이건 팔 수가 없습니다. 양갱을 좋아하는 언니와 어머니께 드릴까도 생각했지만, 주고도 욕먹을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양도 많은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한참을 고민했지만 결국 버리기로 합니다.

옆에서 언니가 말합니다.


“자만했네.

이건 진짜 맛없다.

너가 자만해서 실패한 레시피를 모으면 시리즈도 만들수 있겠다.”


언니 말 대로 자만해서 실패한 레시피들을 모으면 2부는 꽉 채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만 시리즈는 만들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제 실수는 해도 자만은 안 할 겁니다! 그러니 ‘실수’ 시리즈는 나올지도 모르지만 ‘자만’ 시리즈는 절대 없을 겁니다.


정말,
앞으로는 겸손하게 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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