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손님이 없어서 빵을 굽습니다

인생 마카롱으로 한 걸음(부제: 로투스 마카롱을 만드려다 녹차 마카롱)

by 머쓱
로투스카마롱.jpg

준비물
꼬끄: 계란 흰자 35g, 흰 설탕 35g, 아몬드 가루 46g, 슈가 파우더 42g
필링: 노른자 1개, 설탕 10g, 우유 25g, 버터 40g, 녹차 파우더 10g


레시피
1. 먼저 마카롱 꼬끄를 만든다.
2. 계란 흰자에 설탕을 세 번에 나눠 넣어가며 단단한 머랭을 만든다(핸드믹서는 강-약-강-약으로 조절한다).
3. 머랭이 완성되면 체 쳐둔 아몬드 가루와 슈가 파우더를 넣는다.
4. 동그랗게 굴리듯 섞는다.
5. 가루가 다 섞이면 반죽을 볼 벽에 붙이듯 펼친 후 다시 모아 반죽의 농도를 맞춰주는 마카로나주(반죽을 주걱으로 들어 올려가며 윤기를 내는 작업)를 한다.
6. 반죽의 농도가 떨어뜨려 봤을 때 계단 모양으로 떨어지고 떨어진 자국이 30초 후에 옅게 되면 완성이다.
7. 원형 깍지를 낀 짤주머니에 반죽을 담고 5cm 지름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오븐 팬에 짠다.
8. 팬을 바닥에 살짝 내리쳐서 기포를 뺀다.
9. 실온에서 30분~1시간 정도 건조한다.
10. 표면의 윤기가 없어지고 손가락으로 만져 봤을 때 묻어 나오는 것이 없으면 건조가 끝난 것이다.
11. 16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7분, 이어서 오븐을 열지 말고 140도로 낮춰서 7분 굽는다.
12. 꼬끄는 오븐 팬에서 바닥이 깔끔하게 떨어지고 반을 갈라 봤을 때 속이 꽉 차 있으면 성공이다.
13. 완성된 꼬끄는 크기가 맞는 것끼리 짝을 맞추어 겹쳐 놓는다.
14. 이제 필링을 만들어준다. (휴~ 마카롱 만들기는 복잡하다)
15. 우유와 설탕을 섞어 약불로 끓이다가 설탕을 넣고 녹인다.
16. 노른자를 넣고 잘 섞는다. 이때, 노른자가 익으면 절대 안 된다!
17. 체에 걸러준다.
18. 버터를 넣어 섞는다.
19. 녹차 파우더가 보이길래 넣고 섞었다. 아무런 파우더를 섞지 않아도 기본 앙글레즈 버터크림으로 먹을 수 있다.
20. 어느 정도 식으면 짤주머니에 넣고 꼬끄 한쪽에 필링을 짠다.
21. 다른 쪽 꼬끄를 살짝 덮는다.
22. 하루 정도 냉장고에 숙성한 뒤에 먹거나, 오래 보관할 거면 냉동에 넣어 두었다가 먹기 하루 전에 냉장으로 옮긴다.


무늬-마카롱롱.jpg 마카롱 합체!

요즈음 마카롱이 유행입니다.

‘뚱카롱’이라고 꼬끄 사이에 필링을 뚱뚱하게 채운 것부터 귀여운 캐릭터 마카롱들도 종종 보입니다. 저는 마카롱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전부터 좋아했습니다. 좋아하던 인디 밴드가 갑자기 떠버리면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라는 억울한 감정과 함께 ‘쳇, 그럼 나는 이제 다른 밴드를 발굴 할거야!’라며 혼자 이별을 고합니다. (여기서만 밝히는데 언니네 이발관과 혁오밴드가 그랬습니다, 흑)


그런데 이상하게 마카롱은 조금 다릅니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흥하면 이런 기분일까요? 예전에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파는 가짜를 먹는 걸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던 마카롱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위츠가 되어서 말 그대로 ‘떡밥’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니 기쁠 뿐입니다.


프랑스 파리의 유명한 맛집부터 한국에서도 많은 마카롱을 먹어봤지만, 저의 ‘인생 마카롱’은 제가 다니던 대학교 앞에 있던 카페에서 팔던 것입니다. 학교 정문 쪽 구석에 있던 ‘써니 사이드 커피 Sunny side coffee’라는 카페였습니다. 이곳은 카레와 마카롱을 파는 커피 전문점이었습니다. 제가 졸업하기 전에 없어져 버려서 이제는 갈 수 없는 추억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카레와 마카롱,

그리고 커피.


세 가지 메뉴의 조합이 참 재미있지요?


햇살이 따사로운 점심에 작은 나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진한 카레 향기가 먼저 반기고 그 뒤에 고소한 커피 향기가 뒤따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자리는 카페 끝 구석 진 곳의 큰 나무 기둥 뒤에 있는 4인용 식탁이었습니다. 일본식 카레도 참 맛있었고 커피도 정말 훌륭하지만, 최고는 마카롱이었습니다.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쫀득쫀득한 식감과 달콤한 맛. 다시 한번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써니 사이드 커피와 저희 카페는 닮았습니다. 저는 그렇게 맛있는 마카롱은 만들지 못하지만, 주인이 좋아하는 것을 메뉴로 내놓는 카페라는 점은 같습니다.


아, 어쩌면 주인이 좋아서 하는 카페에 손님이 없는 건 우주의 법칙 같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마카로나주.jpg Macaron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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