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RENT>
2020년 8월 1일 (토)
14:00 공연
디큐브아트센터
고등학생 때였나, 대학생 초였나 한창 뮤지컬에 꽂혀서 찾아 본 영화들 중 하나였던 렌트. 줄거리는 이어지지 않고 재미 없었지만 음악은 내내 맴돌았고 자주 찾아 들었다. 잊고 지내다 요번에 공연 중인 것을 발견하고 보러 갔다. 배우들의 공연이 고루 뛰어남에 놀랐고, 어찌보면 오차 없는? 기계같은 가창력과 안무에 놀랐다. 그건 뮤지컬 자체가 동선이나 연출이 잘 짜여져 있다는 뜻일 거고, 그러니까 클래식이 아닐까 라는 생각. 그래 이게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뮤지컬의 정석이지 싶은 연출과 음악이었다. 배우들은 뒤에 배경으로 있을 때도 끊임없이 움직이고 행동한다. 대부분 직접적인 대사보다는 음악으로 내용 전달이 이루어지고, 때로는 맥락보다는 음악이나 연출 그 자체로 감탄하게 되고 의미가 있다. 가끔씩 서로의 열정이 너무 넘쳐 화음이 아닌 누가 누가 더 세게 부르나로 전락되는 순간들이 간혹 있었지만 배우들은 누구 하나 뒤쳐지지 않고 개개인 모두 골고루 뛰어났고 놀라웠다. 그리고 어찌보면 오래 전 만들어진 공연인데, 이 공연의 파격적임에-오히려 어릴 땐 파격적이라고 못 느끼다가 현실적이 되어버린 지금에 바라보면 더 파격적인 것들- 놀랐고, 지금도 유효한 이야기에 눈물지었다. 그리고 또 하나, 뮤지컬은 결국 원래 그대로 공연으로 봐야-영화보다는- 재밌는 거구나 다시금 느낀 시간이었다. . 미미 역의 #김수하 배우 너무 잘 해서 깜짝 놀랐고, 엔젤 역의 #김호영 배우는 예전 렌트 초연과 현재를 함께하고 있다는데, 오랜 연륜이 묻어나는 멋진 무대를 보여줬다. 극 중반 등장하는 모린 역의 #민경아 배우도 강렬했고, 말로만 듣던 #최재림 배우는 역할 자체로 눈물 나고 커튼콜에서 돋보이는 실력에 또 한 번 놀라고. . 한편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의 연령대나 비주얼이 오페라의유령을 볼 때와 약간 다른 게 재미있었다. 보러 온 관객들의 젊음과 캐주얼함에 아 공연마다 분위기가 다 다를 수 있구나 싶었다. 어쩌면 젊음이라는 이름으로 매료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은 공연이니까. 감명을 받고 감탄을 내뱉으며 나가는 사람들 틈에서 공연에 빠져 허우적대던 내 20대를 돌이켜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지금도 허우적대며 헤엄치고 있지만 조금은 결이 다르고 감상이 다르다. 그 때만 느낄 수 있는 그 특별한 감정을 다시금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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