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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의 먼지 Dec 16. 2021

별을 보고 탄성을 질러본 적이 있습니까?

이 문장은 과학동아천문대 홈페이지 상단에 있는 홈페이지를 소개하는 문구이다. 사실 내가 탄성을 지른 건 별도 아닌 맑은 하늘도 아닌 이번 '빅이슈코리아 245호'의 발전 때문이다. (사실 제목도 이번호에 나온 74P의 '옥상의 일' 이란 글 중에 발견한 문장이다.) 


 강남으로 출퇴근하던 꼬꼬마 시절, 빅이슈라는 잡지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노숙인들의 자립을 위해 만들어진 잡지였고, 가운데는 호치키스로 찝힌 아주 얇고 조금은 부족한 면이 많았던 잡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취지가 좋았고, 많은 셀럽들이 재능기부를 하여 많은 화재가 되었던 잡지였다. 그리고 그 당시 나는 희한한 끌림에 눈에 보이면 빅이슈를 샀고, 같은 호를 여러 군데에서 사서 나눠 지인들을 나눠 주기도 했다.


 그리곤 한참을 잊고지낸 빅이슈. 이유는 간단하다. 내 출퇴근 경로에 빅이슈 판매지가 없었던 것. 아직 경기도권에는 판매지가 없을뿐더러, 서울권에도 다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 얼마 전 신사역에서 만났다! 나의 추억의 잡지, 더 빅이슈 코리아.

반가운 마음에 판매자 분과 인사를 하고 여러 종류 중 가장 최신호라며 추천해 주신 걸로 골랐다. 그날의 동행인 '02년생 다영이'는 이게 뭐냐고 물었고, 나는 나의 다음 세대인 조카에게 빅이슈라는 문화와 역사를 알려준다는 것에 내심 자부심을 느꼈다.

 빅이슈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판매자 분들의 밝은 인상과 긍정적인 에너지이다. 잡지를 고르는 그 짧은 순간, 나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신다. (30초도 걸리지 않는 시간에, 타인에게 좋은 에너지를 준다는 것은 정말이지 대단한 분들이라는 거다! 나는 그랬던 적이 있었나 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요즘은 '매거진'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지면이 낭비되고 있다. -고 생각한다. 물론 그냥 쉽게 읽힐 잡지니까, 예쁘고 핫하기만 하면 되니까, 문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저냥 잊힐 '잡'지일뿐이니까.라는 느낌을 받는 잡지들이 많다. 정말 말 그대로 '잡'지. 한번 슥-보고 다시는 펼쳐 보지 않을 '냄비받침'의 용도로 쓰고, 인테리어나 분리수거 함으로 들어가는 부류들 말이다. 애써 만든 에디터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그것들.


 그래, 내가 놀란 것은 빅이슈의 내용이었다. 탄탄하고 날렵한 글과 탐나도록 아름다운 일러스트들, 그리고 온갖 소외된 것들의 대한 이야기부터, 요즘의 핫이슈, 그리고 똑부러지는 에디터의 글까지. (연남동에 38년 된 신선한 계란 가게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십여 년 전의 그 호치키스 달린 빅이슈는 이제 없다. 정말 간직하고 싶고 남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매거진다운 매거진'이 되었고 모양새도 제법 멋져졌다. 한 꼭지가 꽤 긴데도 지루하지도 늘어지지도 않는다. 온갖 미사여구를 붙이며 덕지덕지 만든 매거진과는 다른 컨텐츠. 그러다 빅이슈 홈페이지를 들어갔고, 재능기부란을 보게 되었다. 내가 글 쓰는 근육이 커지면 언젠간 재능기부를 꼭 해야지. 하고 다짐했다. (정말 꼭!)  일단 3개월 정기구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나는 직접 구매가 가장 좋은데, 매번 서울을 나갈 수는 없으니까. 구독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이번호 였다. 앞으로도 더 많은 발전이 있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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