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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의 먼지 Dec 16. 2021

신메뉴 개발하기.

고여있지 않기 위해.

카페는 신메뉴를 많으면 일년에 2번, 적게는 1번정도 메뉴 리뉴얼을 한다.

짝꿍의 머릿속도 바빠진다. 그리고 한껏 예민해진다. 

작아도 자영업은 자영업인지라 신경쓸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신메뉴개발"


한국 카페에 현재 붐은 "크림"이 들어간 라떼이다.

크림라떼, 크림모카, 흑임자라떼(크림이 올라간), 초당옥수수라떼(역시 크림이 올라간) 등등..

짝꿍과 나는 크림커피에 대한 세계를 잘 몰랐었다. 

그리고 이렇게 붐이 길~게 이어질지도, 이렇게 성장할지도 몰랐었던 우리는 당장 강릉으로 향했다.


우리가 강릉으로 간 이유는 (물론 쉬고자 했던 것도 있지만,) 크림커피가 유명한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메뉴 하나 개발하러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대답은, "해야 한다"이다. 맛보지 않은 것은 표현할 수 없고, 눈으로 보지 않은 것은 말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여행에서 더 크게 와닿았다.


우리는 강릉에서 맛있는것도 먹고, 즐겁게 여행도 하며 여행의 목적인 "커피"를 빼놓지 않았는데 커피를 얼마나 먹었는지, 배불러서 끼니를 거를정도였다.


그리고 정용진 회장도 2시간 줄서서 먹는다는 그 커피를 맛보게 되었다.

솔직히,

진짜 끝내주게 맛있었다.



급하게 찍느라 사진이 이것밖에 없다. 그리고 홀라당 다 마셔버맀다는 후기.


우유의 베이직한 고소함과 커피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너티, 그리고 "나 여깄어요~"하며 존재감을 뽐내며 나오는 흑임자의 고소함. 저절로 눈이 커지는 맛.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데,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맛이었고 집에 와서도 또 생각나는 맛이었다.


자, 이젠 짝꿍이 바빠질 차례.

강릉에서 오자마자 크림을 종류별로 다 주문하고, 이제부턴 토할때까지 테스트...또 테스트!

짝꿍은 참 진득한 사람이다. 끝을봐야겠다고 생각하면 언젠간 끝을 본다.

이번 신메뉴도 그랬다.

크림에 대한 선호가 그리 높지 않은 킴톡은 매일 크림과 싸우며 울렁이는 속을 붙잡고 퇴근을 했다.

(동료가 있었다면 덜 힘들었을 텐데...) 

나는 대파 송송, 청양고추 송송 넣은 라면을 끓여다 줬다.

그러길 보름, 드디어 레시피가 탄생했다. 





[카페 온 아망드] 킴톡의 피, 땀, 눈물이 들어간 레시피. 존맛이다. 아니 근데 사진이 왜이렇게 깨지는 거야?



기본적으로 짝꿍의 카페는 생초콜릿도 같이 하기 때문에 초콜릿 레시피 개발도 같이한다. 정말 잘 나왔을때의 기쁨, 그리고 그 기쁨으로 한 발 다가서기까지의 고통. (겪어본 사람만이 알것이다.)


카페 온 아망드의 맛을 잠시 소개하자면,

커피와 아몬드 크림의 조화를 이룬 음료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그리고 고소한. 아니 꼬숩은 아몬드 크림과 오일리한 커피와의 조화. 그리고 뭐하나 튀지 않게 밸런스를 잡아주는 우유까지.

양쪽 시소의 의자에는 커피와 아몬드 크림이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우유가 자리잡고 있다.


신메뉴를 개발할때면 짝꿍은 항상 '한끗'이 어렵다고 했다. 아주 많이도 아니고 아주 미세한 차이만 잡아주면 맘에 드는 맛이 나올것 같은데 그 길을 찾는게 어렵다고. 


신메뉴를 테스트 할때면 항상 같이 맛보며 신랄한 평을 하는데 이때가 중요하다. 적절히, 상처받지 않게 말하기. 하지만 내 의도와는 다르게 김톡이 상처를 받을 때가 있다. 음...어떻게 더 부드럽게 말하라는 거지?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 한 잔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김톡을 생각하면 그냥 내가 다 잘못한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는 겨울 시즌을 준비 할 때.

짝꿍은 오늘도 여전히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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