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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의 먼지 Aug 04. 2022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가 좋다면.

거, 좋으면 어쩔수 없는거 아닙니까!

전에는 카페 창업의 이면을 봤다면,

이번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결심하신 당신께,



https://brunch.co.kr/@stom86/95

위의 글에서 병주고 여기선 약주기.


나는 바리스타로 8년을 일했다.

동네 카페에서 일해봤고 매우 바빴던 카페에서도 일해봤다. 

8년 경력에서 남은건 우울증과 공황장애, 손목 연골이 찢어지고 관절의 통증, 하지정맥 같은 것들.


그럼에도 카페가 좋다.


퇴사 후 처음엔 부정하듯 커피와 카페를 싫어했다.

애써 외면하고 싶었고 더이상을 싫다고, 나는 이제 커피 안마시고 살래, 하며 부정하던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카페 오너이고 내 삶에서 뗄 수 없는 것을 인정하니 어느 순간 편해졌다.

비록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결국 나는 돌아왔다.


어쩌면 커피는 나에게 애증의 존재일지 모른다.

(현재는, 다른공간에서 같이 운영하는 카페를 준비중이다.)


 공간이 주는 강렬한 느낌에 이쪽 일을 시작하시는 분들도 꽤 있다.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는것. 해뜨기 전 어스름한 새벽 하늘을 바라보며 오픈 준비를 하는 것, 마감을 하고 찾아오는 바다 같은 고요도 기분 좋은 안정감을 준다. (왜 안정을 느끼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공간을 채우는 재미도 있다. 개인 카페를 가보면 사장님의 취향을 알수가 있다.

빈티지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옛날 물건들을 가져다 놓으시고, 깔끔한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온통 하얀색으로 공간을 채우신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공간을 채우는건 조명이나 소리 같은, 존재감을 꽉 채워주는것들도 있으니, 자신의 취향이 확실하다면 카페를 차려보는것도 꽤 재미있는 일일거다.

 반대로 카페 차리기 어려워 하는 부류 중에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인 부류다.

분명 예쁘고 좋은 카페는 많은데 왜 내카페는 뭘 채우지를 못할까. 다들 그런 감각은 어디서 타고 나는걸까 하며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많으시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단계를 거치기도 한다.


 또, 사람 만나는걸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카페업이 성격에 잘 맞을 확률이 높다.

손님과의 대화가 생각보다 많은 직업이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을 보는것에 스트레스가 없는 분들이라면 카페업을 추천한다.

 사람은 늘 새롭고 늘 놀라운 일들로 가득하다. 

오늘은 또 어떤일이 일어날지, 오늘의 커피는 어떤맛을 내줄지.


아, 기술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커피는 굉장히 예민한 식재료라 다루기가 굉장히 까다롭다.

커피는 공부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진다. 취미로 홈카페 즐기던 그 느낌이 아니다.

돈을 받고 파는것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막 할수도 없거니와, 직원들 사이의 약속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내가 옳다'하는 커피는 없다. 홈카페 하시다가 창업하신 분들 중에는 사람들이 내 커피맛을 몰라줘요. 라는 사연이 많은데 대중의 입맛을 잡는일과 개인의 취향은 따로 놓고 봐야한다. 

아니아니, 얘기 하다보니 또 어려움을 적어버렸는데,


 하여튼 카페일은 쉽지 않지만 또 그만큼 좋은 일입니다.

시시콜콜하고 감동받는 순간들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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