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썅년

by 권수 Feb 13. 2025

이상형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왜 좋아한 줄 모르겠어.


내 시간과 젊음, 정열이 아까워.
내가 바보였고, 내가 멍청했지.
어쨌든 넌 나쁜 놈이야.


다시 보니 그렇게 잘난 것도 아니었고,
난 쩔쩔맬 만큼 못난 것도 아니었어.
넌 너무 예의가 없었어.


관계에서도, 생활에서도.

네가 했던 말들, 네가 했던 행동들,
난 맞추느라 애썼지만
결국 너는 변하지 않았어.


친구들이 다 말렸는데, 난 듣지 않았어.
지금 보니 그 말이 다 맞았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보니
네가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


이제야 알겠어,
그건 사랑이 아니라 그냥 외로움이었다는 걸.
널 사랑한 게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을 사랑했던 거야.


이 시간에 차라리 책을 읽었으면,
영어 단어라도 외웠으면.
네가 내 첫사랑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기념비로 남길 뻔했잖아.


사실 네 외모도, 말도, 태도도
그렇게 특별한 게 아니었는데
난 혼자 착각했어.

연락 한 통에 기뻐하고,
한마디에 상처받고,
나만 애쓰고, 나만 노력하고.

그런데 네가 한 노력은 뭐였을까?


한때는 내 전부였던 너였지만,
이제는 내 인생의 작은 조각일 뿐.
내가 커지니, 너는 한 켠에 자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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