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요일이 제일 싫었다.
고모가 "목욕 가자"며 내 손을 잡아채는 날이었으니까. 옛날 시골 집이다 보니 매일 목욕은 사치였기에 사촌오빠 차 타고 시내까지 나와서 목욕탕을 가야했다. 그리고 뜨거운 습기보다 더 무서운 건 고모의 초록색 때수건.
고모는 내 살이 빨개지도록 아니 거의 벗겨질 정도로 온 몸을 밀어댔다. "아파! 살살~" 하고 칭얼대면, 고모는 등짝을 짝 소리 나게 때리며 소리치셨다. "가만히 좀 있어! 때가 이렇게 나오는데!"
그땐 그게 너무 아프고 서러워서 목욕탕 안에서 찔끔찔끔 울었다.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고모의 손길이 거칠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혹여나 어디 가서 엄마 없는 아이라서 꾀죄죄하다는 소리 들을까 봐. 그 말이 당신의 살을 베는 것보다 싫어서 내 몸에 붙은 먼지 하나까지 박박 문질러 없애려 하셨던 건 아닐까.
목욕을 마치고 나오면 내 볼은 퉁퉁 불어 빨개져 있었고 고모는 그제야 뚱한 표정으로 뚱바 하나를 내 손에 쥐여 주셨다.
"쪽 빨아 먹어"
그 시원 달달한 우유 하나면 쓰라린 등도 금세 잊혀졌던 아련한 일요일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