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바퀴는 돌고 돈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를 만나러 오고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를 기웃거린다.
세숫대야에 맺힌 물방울
어젯밤 그대로 아직 덜 마른 채 붙어있는데
시간은 벌써 까마득히 멀어진 느낌이다.
사람들은 시간이 빠르다는데
나는 아직도 그 시간 속에 붙들려 헤맨다.
집 앞 골목에서 동네 할머니를 또 만났다.
손주 얘기, 며느리 험담이 오가는데,
내 귀에는 깡통 굴러가는 소리만 들렸다.
할머니 눈빛은 마치 자꾸 나 좀 봐달라고 울고 있는 거 같았다.
인간은 참 웃기다.
입으론 남을 찌르면서 눈으론 애원한다.
결국 바퀴는 제자리로 돌아온다.
얄밉던 인간들도, 싱겁던 시간들도,
다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나도 언젠간 이 골목을 빠져나가겠지.
다른 바퀴, 다른 세월에 올라타겠지.
그런데 이상하게 이 허전한 지금이 꽤 괜찮다.
텅 빈 것도 가끔은 편하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만큼,
아무것도 잃을 게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