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개명러
다섯 번째 이름을 받아 든 오늘
생각보다 훨씬 설렌다.
미지의 문의 열쇠를 손에 쥔 기분.
그동안 열리지 않던 것들이
이 이름으로는 다르게 열릴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
결정문 위 정갈하게 적힌 새 이름을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고 "꺅-" 소리를 냈다.
네 번째라 기각될 확률이 높다고 들었기에 더욱 벅찼다.
물론,
이름이 바뀌었다고 인생이 단번에 바뀌지는 않는다.
그건 나도 아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같은 바다를 건너더라도
새로운 배를 띄운다면 기분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방향도, 속도도 비슷하겠지만
이번에는 새로 담긴 희망과 함께 나아간다.
사람들은 평생 하나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만
여러 이름으로 자신을 탐색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선택이든
그 여정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구청 서류 한 장으로 시작되는 나만의 새 챕터
백지 위에 펼쳐질 이야기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더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