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무료나눔
노곤한 일요일 아침. 남편이 내게 툭 던졌다.
"의자, 당근에 무료나눔 한 번 올려봐."
안 가져가면 내일 재활용 스티커 붙일 생각이었다. 정말 대수롭지 않게 올렸다. 버려도 아깝지 않은 낡은 컴퓨터 의자. 그런데 올리자마자 생각보다 훨씬 많은 메시지가 도착했다.
나는 그 의자를 그냥 쓰다 버리는 물건쯤으로 생각했는데 누군가는 꼭 필요한 물건으로 여기고 있었다.
가장 먼저 연락 온 대학생에게 의자를 건넸다. 낡은 의자를 꼭 끌어안고 땀 맺힌 이마를 손등으로 훔치며 작게 "감사합니다" 하고 돌아서는 뒷모습. 괜한 뿌듯함과 함께, 묘한 미안함이 따라왔다.
버려지는 것들에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필요한 것들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오늘 내가
하찮게 여긴 물건 하나가
누군가에겐 필요한 삶의 한 조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