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한 끼를 꿈꿨지만

김피탕, 심플이즈베스트

by 머머씨


흐린 빛이 베란다 창으로 퍼지던 오후였다.


창가를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에 마음이 축축 젖어들었다.


평범한 일상에 작은 변주를 주고 싶었다.


"오늘은 뭔가 특별하게 먹자."


입에서 무심코 흘러나온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그 날은 김피탕을 주문했고 치즈 추가를 선택했다.


5천원이라는 추가 비용이 살짝 망설여졌지만

특별함을 위한 투자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기다림 끝에 도착한 배달




김피탕은...

치즈의 바다에 잠겨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요단강을 건넌 김피탕을 찾아 숟가락으로 치즈를 헤쳤다.


비율이 심상치 않았다.


김피탕 대 치즈 1대 3?

압도적인 차이


꾸덕한 치즈 무덤 속에서 김피탕이 힘겹게 신음 중이었다.

숟가락으로 치즈를 걷어냈지만 이미 늦었다.


치즈의 침공에 혼이 나간 김피탕

본연의 맛도 사라지고 꾸덕하게 굳은 치즈만 가득했다.




웃음이 나왔다.


특별하게 먹자던 내 결정이 특별한 멘붕,을 가져왔다.


그릇을 바라보며 문득 들던 생각.


때로는


심플함이 최고의 선택일 수 있다는 것.

복잡한 변화가 항상 좋은 결과를 주 않는다는 것.


김피탕은 김피탕 그대로의 맛이 가장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오늘도 하나 배운다.


음식에서도, 인생에서도.


심플 이즈 베스트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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