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을 가장한 확신 확인서
조언이 듣기 싫으면 묻지를 말았어야지
듣고 싶은 말 안 해줘서 짜증 내는 건
애기들도 안 해
미혼이던 20대 연애 상담은 밥보다 자주 했다. 하루는 친구가 물어왔다. 남자친구 생일이 다가온다고. 비싼 거랑 적당한 거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길래 나는 평소처럼 솔직하게 말했다.
“부담 줄 필요 있어? 너희 이제 막 시작한 사이잖아.”
말이 끝나자마자 친구 얼굴이 굳더니 “그래도 비싼 게 좋을 것 같아”라며 핸드폰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내 카톡은 씹혔고... 며칠 뒤엔 남자친구에게 준 명품 지갑 사진이 SNS에 올라왔다.
...결국, 그 둘은 6개월 만에 끝났다. 이제서야 말하지만 처음부터 오래갈 느낌은 아니었다. 친구가 혼자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 보였다. 하지만 내 말은 무시됐고, 카톡은 씹혔고, SNS엔 지갑 인증만 남았다.
그땐 몰랐는데 아마도 친구는 조언이 아니라 자기가 이미 정한 답에 확신을 더해줄 말이 필요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때 알았다. 사람들은 가끔 대답이 아니라 동의를 원한다는 것을.
이제는 누가 조언을 구할 때
그 사람이 정말 원하는 게 ‘의견’인지
아니면 ‘허락’인지 먼저 생각해 본다.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싶다면
조언은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