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말이 곱다는 건 대단한 재능이에요.
같은 말인데도 누구에게 듣느냐에 따라 다르게 들리거든요.
"수고했어." 네 글자가 다르게 다가온다.
아버지의 입에서 나올 때는 뭉클한 인정이 되고
연인의 목소리로 들을 때는 따스한 위로가 된다.
하지만 경쟁자의 말이라면?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말의 무게는 그 내용보다 누가 했는지에 달려있다.
언어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핵심이다.
신뢰하는 상사의 "다시 생각해봐"는 소중한 조언이 되지만
미운 상사의 똑같은 말은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말의 힘은 그 말을 하는 사람에게서 온다.
관계의 역사, 그 사람에 대한 나의 감정,
목소리의 톤, 그리고 그 순간의 상황까지
이 모든 것이 단어들에 색다른 의미를 입힌다.
어쩌면 우리는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전체 존재를 듣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똑같은 위로의 말도
내가 인정한 사람의 입에서 나올 때 더 깊이 남는다.
말도 결국 단어보다는 사람이다.
누가 하느냐에 따라 같은 말도 전혀 다르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