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구름 봐라!
문득 올려다본 그날의 하늘은
물고기 비늘을 닮았다.
수천 개의 작은 구름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모습.
이런 걸 양떼구름이라 부르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우와, 구름 봐라! 물고기 비늘 같지 않니?"
산책길에 들려온 노인의 목소리.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가
작은 손자의 손을 잡고 하늘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이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그제야 보였다.
내내 머리 위에 있었을 신비로운 풍경.
사람들은 매일 똑같은 하늘이라 생각하며
올려다보지 않는다.
산책길에 고개 숙인 채 걷다가
우연히 들은 말 한마디가 아니었다면
오늘도 놓치고 말았을 장면.
이런 하늘이 얼마나 자주 내 머리 위에 있었을까.
일상에서 가장 흔한 것들이 때론 가장 특별해진다.
그저 눈에 담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하늘은 언제나 변하고 있었다.
변하지 않은 건 그저 내 시선뿐.
오늘처럼 잠시 멈춰 올려다본 세상은
문득 신기함으로 가득 찬다.
어릴 적 구름 모양 맞추기를 하던 기억이 난다.
"저건 토끼 같아"
"아니야. 분명 솜사탕이야"
언제부터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을 잃어버렸을까.
문득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떠올랐다.
우영우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며
구름 속에서 고래를 찾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저 흘러가는 구름일 뿐이었지만
우영우에게는 바다를 유영하는
향고래, 범고래, 벨루가의 모습이었다.
그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순간
일상은 마법처럼 변했다.
같은 하늘을 보면서도
각자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상상력.
누군가는 물고기 비늘을
누군가는 양 떼를
또 누군가는 고래를.
바쁨이란 핑계로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산다.
출근길 지하철, 퇴근길 택시 안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사이.
계절은 바뀌고
하늘은 매일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끔은 누군가의 작은 외침이 필요하다.
"우와, 구름 봐라!"
그 말이 없었다면
나는 오늘도 고개 숙인 채 걸었을 테니.
세상의 아름다움을 가르쳐주는 건
종종 아이들과 노인들이다.
그리고 가끔은
우영우처럼 세상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사람들.
남다른 시선에서
그들은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을 기억한다.
가끔은 느리게 걷고
무심코 올려다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세상에 대한 경이로움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작은 비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