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머리 아기돼지 피글렛.

돼지는 삼겹살로 재탄생 활뿐.

by 김문정

너와의 첫 만남은 어느 커뮤니티에서의 모임 이에서였었다.
너에 대한 첫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식탐 부리는 곱슬머리 돼지새끼..;;
자기 자리의 고기도 모자라 남의 자리의 고기를 돌아다녀가며 죄다 집어먹고 있는 모습이.. 꼭 몇 칠정도 굶겨놓은 곱슬머리 아기돼지 피글렛을 연상시켰다.. 내 자리의 고기들을 다시 집어먹으려고 젓가락을 뻗어오길래 내가 안돼 먹지 마.. 그 한마디에 바로 꼬리 내리며 다른 자리로 이동해서 집어먹는 모습이 밉지만은 않아 보였다.
고기를 다 먹고 급하게 계단을 내려오는 도중.. 내가 다리를 화분에 크게 찧었었는데 그 곱슬머리 한 덩치의 친구가 안쓰러워하며 하이 고야라는.. 외마디와 함께 내 부딪힌 다리를 차마 어루만져주지는 못하겠고 쓰다듬는 흉내를 내보였다.
그때부터 그 친구로 인해 뚱뚱한 사람들은 전부 다정다감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으로 내 머릿속에 깊이 각인이 되어 두 번째 덩치 큰 친구를 만났을 때도 그런 줄로만 알았었는데.. 그건 나만의 큰 착각이었다는 걸.. 뚱뚱한 사람들도 다 제각각이라는 사실에 정신적 충격을 크게 받았었던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덩치가 있고 다정다감해 보인다고 해서 전부 아기돼지 피글렛처럼 배려심 많고 남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생각해줄 거라는 건 전부 나만의 바람이었었고 착각이었던 것이다.


그림 : 안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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