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짧은 나들이였지만 새파란 가을 하늘과 알록달록 나뭇잎들과 겨울이 다가온다고 알려주기라도 하듯 그렇게 춥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렇게 시원스럽지도 않은 어중간한 바람을 가르며 너의 아버지 빈소를 내가 뭐라고.. 같이 데려가 준 네가 너무 고마워.. 언제 또 보게 될지 언제 또 만나자는 아무 말없이 기약도 없고 약속조차 없는 네가 조금은 서운하고 야속도 하지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듯한 너의 얼굴 본 것만으로도 나는 너에게 쌓였었던 그동안의 슬픔.. 분노.. 외로움.. 들이 전부 눈 녹듯이 싸악 사라졌다. 앞으로 또 기나긴 나날들 동안 널 기다리며 얼마나 많은 분노와 화가 쌓일 때로 쌓일지도 모르겠지만..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처한 상황들 속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거 내가 전부 알게 됐으니까 그걸로 나는 괜찮아.
네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밥 굶는 일 없이 살아보겠다고 열심히 네 주어진 삶을 잘 지내는 동안 나도 내 선에서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즐거운 마음으로 후회되지 않는 삶을 잘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
그럼 우리 언젠가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