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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문정 Mar 31. 2021

현실도피.

꿈속에서만큼은 자유.


1년에 2~3번씩... 저는 꿈나라에서 헤매곤 합니다.

매번 먹던 약도 거르고... 줄곧 잠만 잡니다.

그때만큼은 전 수많은 약으로부터 또 제 병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너는 너... 나는 나... 각자 따로의 인격이 되는 것처럼

한 몸에서 따로 분리가 되는듯한 느낌을 받으며... 자유라는

여태껏 꿈꿔 보진 못한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됩니다.

한참 그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 와중... 밖에 세상... 즉 현실에서는

너무 잠만 자는 제가 걱정이 되었던 엄마나 주변 사람들이 저를

깨우기 위해 전화.. 문자.. 모든 연락들을 총동원해서 저를 애타게

찾고 있네요.. 어쩌면 저는 현실에서의 제 상황들과 안 좋은

몸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일한 도피처로써 겨울잠을

선택한 것일 수도 있어요.

꿈에서만큼은 어두컴컴하지만 한없이 통증이 밀려오고 식은땀이

자꾸 나더라도.. 마음만큼은 편하고 정신적으로도 말 못 할 고민들

에서 해방이 되는 것을 느끼며 아득한 어둠 속으로 자꾸만 자꾸만

떨어지면서도 바닥으로 점점 스며듭니다.

현실로 돌아가기 싫어요.. 눈 뜨기가 싫습니다.

저의 불편하고도 정상적이지 않는 제 자신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이대로 줄곧 잠만 계속 잤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이 자유로움과 행복감들은 단지 꿈속이라는 걸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영원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단 하루의 짧은 환상 속에서 깨어나 현실의 나와 또 맞서 싸워나가야

합니다.

저는 잘 알고 있어요.. 저 자신과의 싸움에서 전 패배자라는 것을...

예초부터 이 싸움의 승리자는 정해져 있었던 것이라는 것을...

그렇지만 한 가지의 희망 또한 제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패배한 싸움인 줄 알고는 있지만 계속 저 자신과의 인내심의 한계에 대한 도전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림: 안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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