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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문정 Jan 21. 2022

엄마는 우리 엄마가 맞아.

무심했던 건 나였었다.

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아픔과 마음속 깊이 박혀 있는 아픔 또한 대부분 밖으로 다 표현하고 뱉어내 나의 슬픔들을 모조리 개어내는 편이지만

우리 엄마는 내가 힘들고 아파하는 모습들을 지켜봐 오면서 모조리 나의 괴로움과  속상해하는 모습 상처 입고 목놓아 우는 모습 하나하나까지도 당신 눈에 담고 가슴속에 차 곡차고 쌓아 둔 뒤 가슴 아파하시고 미안한 마음에 남들 다 잠든 밤마다 가슴을 쥐어뜯어가며 울음을 속으로 삼켜내시곤 하셨다나 봐.

그런 난 엄마에게 매정하게도 엄마가 내 아픔 고통 괴로움을 알기나 하냐며 엄마의 가슴에 또 한 번의 대 못을 박고 말았다.

나는 항상 엄마의 나에 대한 무심한 태도에 화가 난 태였었던지라 엄마와는 그렇게 다정한 모녀 사이는 아니었었다.

매번 수술실장에 엄마를 뒤로하고 들어갈 때면 내 앞에선 아무렇지 않게 태연하게 행동해왔던 엄마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리곤 했었다는 소리를 동생한테 전해 듣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었다.

여태껏 내가 엄마를 다정한 엄마로서 인정하지 못했을 뿐 엄마는 나의 엄마가 맞았던 것이었고 정작 나야말로 우리 엄마에게는 무심하고도 매정하기 그지없었던 딸이었음을

인정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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