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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호 Sep 25. 2017

어느 프로 갬블러의 인생 - 3

텍사스 홀덤 스토리(8)

물 : 경기에 관한 관점에서 본인의 강점과 약점을 물어봐도 될까요?

 
마 : 강점이라면, 제가 상대를 잘 읽는 편입니다. 잘 읽는 편이고, 또 팟 오즈, 그러니까 내 패의 승률과 판돈의 규모 이런 걸 비교해서 들어갈지 말지를 계산하는 거, 이런 걸 좀 잘합니다. 실제로 보면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 카지노에 가서 테이블에 앉아 보면, 그런 개념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반, 나머지도 그런 개념을 알긴 아는데 어떻게 적용해서 계산하는 건지를 잘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 이렇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저 같은 사람도 돈을 버는 겁니다. (웃음)

물 : 약점은 어떤 게 있으실까요?

마 : 약점이라면 지금 열심히 고치고 있는 게 있습니다. 어떤 판단을 할 때 너무 빨리 결정을 해 버린다는 겁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한 번만 더 생각했으면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는데 하는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특히 피곤할 때 많이 그럽니다.

결국 이게 체력 문제로 가는 것인데 조금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캐시 게임에서도 이럴 정도라면 장시간 지속되는 토너먼트에서는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마이애미 님의 연령대를 고려해 볼 때, 대단히 죄송한 얘기지만, 대형 토너먼트에 나가서 우승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본인도 아마 잘 이해하고 계실 것으로 추정된다.)

물 : 홀덤 게임에서도 반칙을 하는 경우가 있나요? 소위 말하는 타짜들이 하는 속임수나 카지노 업체 쪽에서 게임에 개입한다거나..

마 : 하우스 게임에서는 그런 게 좀 있을 수 있을 겁니다. 개인들이 주최하고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는 게임에서는 룰이 잘 안 지켜질 수도 있겠죠.

카지노에서는 거의 반칙을 생각하기 힘듭니다. 있어봤자 아주 귀여운 수준의 반칙뿐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가 300불 칩 들고 시작해서 좀 따는 바람에 칩이 500불 정도 되었다, 그러면 칩을 조금 주머니에 숨기는 사람들이 있어요. 또 좋은 패가 들어오면 베팅액을 늘리려고 주머니 속의 칩을 슬쩍 올려놓는 경우도 있고요. 이건 반칙입니다.

캐시 게임에서도 테이블 머니, 즉 테이블 위에 놓고 시작한 칩들은 완전히 테이블을 떠나기 전까지는 손을 대면 안되거든요. 토너먼트는 말할 것도 없고요.

물 : 그러면 영화에서 나오는 현란한 손장난이나 속임수, 또는 딜러들이 치는 사기, 뭐 이런 것은 없나요?

마 : 카지노가 수십억을 들여서 영업을 하는데, 그런 비리를 저질러서 얼마를 벌겠다고 그런 짓을 하겠어요. 그런 게 들키면 영업정지는 물론이고, 손님들 사이에 소문이 나서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텐데요. 손님들이 하는 반칙은 매우 철저하게 감시가 되고 있고요.

물 : 온라인 게임들도 많이 있던데 거기는 어떤가요?

마 : 그런 것은 있다고 합니다. 아는 사람들끼리 같이 접속해서 서로 통화해가며 짜고서 다른 사람을 속이는 일은 있을 수 있겠죠. 그런데 그런 부분도 굉장히 다각도로 감시를 하고 있을 겁니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아이디에 대해 패턴검색을 해서 감시한다거나, 요주의 인물들이 같은 방에 들어간다거나 이러면 감시가 들어가는 거죠. 걸리면 쫓겨나는 거고요.

(실제로 많은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이런 작전세력들에 대한 방비책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또 그것을 매우 적극적으로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 )

물 :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면?

마 : 하나 있습니다. 카지노를 다니다 보면 사람들하고 서로 알게 되는데, 잘하는 사람들이야 뭐 별로 관심이 안 가는데 젊은 애들이 잘 못하면 눈길이 가곤 하죠. 학생이나 군인들이 가끔 오는데, 그 친구들이 전반적으로 잘 못해요.

한 번은 옆에서 봤더니, 상대가 블러핑을 하는데 막 고민을 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몰라서 애쓰는 게 역력하게 보이는 거죠.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자꾸 그러니까 가르쳐 주고 싶어 진 겁니다.

그래서 경기 끝나고 불러서 얘기를 해 준거죠. 이러이러할 때에는 이렇게 하는 거고, 이렇게 하면 좀 나을 거다, 뭐 이런 걸 가르쳐 준거죠. 그랬더니 저를 마스터라고 부르면서 같이 어울리는 애들이 생긴 겁니다. 그래서 걔들을 자주 만나면서 가르쳐주고 친해진 친구들이 있습니다. 지금도 자주 연락하고요.

그런데 그중의 하나가, 리라는 친구인데 어느 날 보니까 이 녀석이 제가 가르쳐 준걸 저한테 써먹더라고요.
자기가 배운 거라고 해 봐야 제가 아는 거에 반도 안될 텐데, 그걸 나한테 써먹다니..

물 :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마 : 혼내줬죠. 카드로. (웃음)

물 : 혹시 도박 선수라고 해서, 주변 지인들에게 말 못 할 괄시를 받거나 하신 경험은 있으십니까?

마 : 미국에서도 그게 문제가 됩니다. 미국인들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미국에 있는 교포들이 문제가 되죠. 주변에 아는 한국인들이 꽤 있는데 그 사람들에게는 아주 친한 사람들 아니면 얘기를 안 합니다.

그냥 가게가 있으니까, 그 가게 하면서 그냥 놀러 다니는 걸로 아는 거죠. 아직도 거기 인식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걸 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뭐 밝혀지거나 해서 곤란한 적은 없었지만 굳이 알리고 싶지는 않아요.

친척들이나 가족들에게도 잘 안 알립니다. 집사람이나 아이들은 다 알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데, 부모님이나 형제들에게는 얘기 안 합니다. 아주 가깝고 지금도 만나는 친구들한테는 얘기를 했습니다.

물 : 일반인들의 인식, 도박이라는 인식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마 : 사실 캐시 게임 같은 경우는 도박에 가깝습니다. 토너먼트는 좀 많이 다르죠. 그런데 중요한 건 그 게임 자체가 아니라는 게 제 생각이에요.

이런 게 있습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가끔 한국인들이 끼어드는 경우가 있어요. 대부분 아무것도 모르고 끼는 거죠. 이렇게 되면 그건 진짜 도박, 노름입니다.

홀덤뿐 아니라 주식, 사업 이런 거 다 마찬가집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주식을 사고팔고, 그러면 백 프로 도박입니다. 그런 경우를 보게 되면 좀 답답합니다. 좀 주식을 잘 아는 사람에게 배우고 한다거나.. 주식 자체가 나쁜 게 아니잖아요. 아무것도 모르고 대책 없이 덤비니까 그게 도박이 되는 거죠. 모든 게 마찬가집니다. 자기가 익숙하지 않고 잘 모르고 시작하게 되면 도박이 되는 거죠.

돈이 걸린 문제라면 다 그래요. 자기가 식당을 하려고 하는데 음식 만들 줄도 모르는 사람이 식당을 하겠다고 나서면 그게 도박이지 뭡니까. 다 날릴게 뻔한데.

(이 부분에서는 도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어떤 분야든지 돈이 걸린 상황에서 게임의 법칙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뛰어드는 것을 도박이라고 규정하면서 비판을 하는 것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매우 동의가 간다. 당연하게도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 본인은 돈을 벌 것이라 기대를 하고 있겠지만, 필연적으로 돈을 날리고, 망하고,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마이애미 님은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애정에 기반한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는 걸로 보인다.)

물 : 후진 양성계획이라도 가지고 계시진 않나요?

마 : 저는 한국 사람들이 똑똑하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유명한 얘기잖아요. 여기에서 좋은데 취직해서 잘 나가는 사람들은 관심 없어요. 그렇게 잘 살면 되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힘들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 특히 실패를 겪은 후에 뭔가 새로운 기회가 없는가 하고 찾는 사람들 중에서 만약 이 쪽에 소질이 있는 그런 경우라면, 뭔가 다른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노력보다 이 쪽이 더 편하다고 보는 겁니다. 


노력 대비 성과가 더 좋을 거라는 거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계산 능력 같은 게 그쪽 사람들보다 훨씬 좋아요. 그러니 더 쉬운 거죠. 그러니까, 진짜 적성에 잘 맞고 열성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가르쳐주고 기회를 주고 싶은 거예요.

(이 부분을 읽고 경솔한 결정을 내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부연설명을 해 둔다. 실제로 마이애미 님은 흔히 말하는 제자를 키워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이다. 연령대도 그렇고 현재의 환경도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해 주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결정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일단 활동의 기반이 되는 국가가 바뀐다. 한국사회를 떠나 미국 사회로 들어가야 하는 일이며 이것만 해도 엄청난 결정이 되는 것이다. 살아온 기반을 송두리째 바꾸는 일이니까. 거기에 더 중요한 것은 이런 결정은 누구의 영향도 없이 스스로 내려야 하는 일이다. 물론 거기에 따르는 책임조차도 스스로 져야 하는 일이다. 마이애미 님을 따라가서 배우다가 뭔가 틀어질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지도 미지수이다. 그런 불상사가 발생할 경우, 마이애미 님 뿐 아니라, 심지어 이 글을 쓴 필자에게도 영향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도 그런 중대한 문제를 책임져줄 능력이 없다. 그게 현실이다.

그러니 스스로 모든 것을 책임질 각오가 있는 경우, 그리고 어느 정도 이 쪽 계통에 대해 사전 지식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 추가적인 연구와 조사, 그리고 진지한 고민을 하고 나서 접촉을 하더라도 하시길 권하는 바이다.

다시 경고하지만 이런 제안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절대 경솔하게 생각하지 마시라.)

물 : 관심 있어 하는 젊은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마 : 아까 한 얘기 반복인데요. 홀덤에는 돈이 걸린 겁니다. 그러니까 최대한 미리 많이 공부하고 하라는 겁니다. 실제 돈을 걸기 전에 말이에요.

물 : 작은 규모의 게임에서 연습을 먼저 해야 된다는 뜻인가요?

마 : 그건 또 달라요. 작은 규모의 게임에서는 실력자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공부하면 작은 게임을 지배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또 자기가 왕 노릇을 하게 되고 무척 잘한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그걸 믿고 덜컥 큰 게임에 올라오면 큰일 나는 거죠.

그걸 가늠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결국 그 단계를 넘어가는 것에 대해 무척 신중해야 되고, 자금관리를 잘해야 된다는 겁니다.

반면에 또 이런 면도 있어요. 너무 안전한 경기만 하게 되면 또 실력이 안 늘어요. 아파야 배우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 아픈 걸, 큰돈을 날려가면서 아프지 말고, 그러면 기회 자체가 없어지니까, 좀 배워가면서 아픈 걸로 넘어가야 된다는 거죠.  

그런 얘길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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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다.

마이애미 님과의 대화를 잘 읽어 보신 분들께서는 아마도 이 사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하는 점을 어느 정도 깨달으셨을 것 같다. 최소한 그는 불법적인 사기도박꾼이거나 사람이 해서는 안될 몹쓸 짓을 하고 다니는 사람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자신의 실력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면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게임을 골라, 적절한 승률을 유지하면서 소소하나마 고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 소소한 수입이라는 것이 년간 몇만 불(정확하게 밝히지 말라는 요청이 있어 말할 수는 없지만, 꽤 큰 금액이라는 점은 말해야겠다.), 이 정도면 미국 사회에서도 풍족하지는 않지만, 부족함 없이 생활을 영위할 수준이 된다. 그리고 절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도 않는다. 이런 정도의 삶이라면 그리 나쁜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의 주장은 명확하다.

홀덤 등의 게임이 도박일 수 있지만, 경기 자체가 도박이라고 비난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경기 자체가 아니라, 그 경기에 임하는 우리들의 자세가 문제라는 얘기다. 게임의 법칙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저 운에 기대어 나한테 불로소득이 돌아오길 기대하는 무모함, 이 무모한 행동 자체가 도박이라는 주장이다.

그렇지 않고, 철저한 준비와 공부하는 과정을 거쳐 실력을 쌓고 그 실력에 맞는 수준의 게임을 선택하고, 선택한 게임을 지배해서 승자가 되는 길. 이런 행동은 도박과는 전혀 관계없는 승리의 법칙이라는 점을 얘기하고 있다.

그는 이런 인생의 방침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마이애미 님의 주장에 백 퍼센트 공감하고 있다.

다음은 보다 세부적인 홀덤 게임에 관한 내용과 전략들, 그리고 그런 전략들이 우리네 인생과 사업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즉, 홀덤 게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리네 인생의 방향들에 대한 얘기들을 늘어놓을 예정이다.


즉 텍사스 홀덤의 중급 이상의 전략에 관한 이야기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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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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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자발적 후불제 원고료를 지불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지불 방법도 아주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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