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다 단~~~
부디 이 음악 먼저 들어보시길...
첫 소절부터 강렬하다.
의미심장하게 시작되는 도입부, 곧이어 웅장하개 압도해 오는 음악에 그만 사로잡혀버린다.
하여 숨 죽여 몰입한 채 온전히 빠져들 수밖에 없다.
날씨 쾌청하고 바람 온화한 11월.
그랜드캐년도 그렇게 문 활짝 열어젖히고 우릴 영접했다.
베토벤의 웅장한 심포니로 다가오는 그곳.
그랜드캐년 협곡과 마주 서면 누군들 그러하지 않으랴.
여기 이르면 저절로, 매번, 가슴이 벅차오르며 심장이 두근거린다.
장쾌한 대자연에 경탄하기도 하고 그 신비로움에 외경을 느끼기도 하면서.
지층에 응축된 무량한 일월이 새겨놓은 천지창조의 한 장면을 상상케 되고 천국과 지옥도를 동시에 보여주는 거대한 협곡 앞에서 경외감으로 거듭 머리 조아리고 합장하게 된다.
우리는 왜 교향곡 5번을 들으면서도 마찬가지 감정이 드는 걸까.
동시에 광대무변한 우주의 티끌보다도 미미한 존재에 대한 긱성.
도토리 키재기하며 오만했던 자신을 성찰하게도.
잊지 말 것은 매사 겸손하되 괜히 호들갑 떨거나 지나치게 움츠러들지도 말고 항상성 유지하며 늘 여여하게.
음악가로서 치명적인 청력을 잃은 베토벤이 운명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지 아마.
'아끼는 것으로부터 떠나야 하는' 순간이 아쉽기는 하지만 언젠가 또다시 그랜드캐년에 들리겠노라 내심 약속하며 협곡에서 시선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