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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 세상이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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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화
Dec 29. 2024
아침나절 전화를 한 언니가 대뜸 네 말이 다 맞는 거 같아 두렵다고 했다.
무안공항에서 대형 비행기 사고가 생겼다면서.
안 그래도 나라가 너무 혼란스러워 경황없는 판에 대형참사까지 터졌다니 엎친데 덮친 격이다.
네가 뜬금없이 곡조 슬픈 트로트가 몇 해째 유행하는 게 조짐이 안 좋다 하더니만...
K
-컬처 붐으로 으쓱하나 음습한 '파묘' 같은 오컬트 영화까지 뜨는 게 왠지 불운을 부르는 거 같다고 하더니만.
요샌 사람 만나는 일이 무섭게 느껴진다며, 일련의 사태를 접할수록 내가 한 말이 예언같이 들린다는 언니.
박사코스까지 밟은 고위 공직자였던 언니인데 언제부터인가 트롯 경연에 빠지자, 내내 못마땅히 여기며 퉁박을 줬더랬다.
망국의 한 서린 백 년 전이라면 모를까 어이해 이 시대에 구구절절 애끓는 노래가 웬 말이냐며 핀잔을 했다.
장르 구분없이 모든 영화를 섭렵하는 편인데, 오래전 '살인의 추억'을 볼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으나 '괴물'이며
'설국열차'는 보다가 중도작폐했고 아카데미 수상작 '기생충'도 어쩐지 내키지 않았던 터다.
칙칙해서 찜찜하기도 하거니와 복선에 깐 메시지가 영 수상쩍다 싶어서.
어제 한반도에 관해,
미의회
보고서나
속내 충분히 간파할만한 트럼프다운 일갈이 매서웠던 건 어쩌면 수순을 밟는 절차 일지도.
무단히 생기는 일이란 없듯 어떤 일이든
앞 뒤 살펴볼 때
전혀 무의미하게는
발생치 않는다.
이 세상 모든 일의 발생 이면엔 그럴만한 까닭이 있더라는 얘기다.
지나고 나면 아, 그래서 그랬구나, 고개 끄덕이게 되듯이.
원인이 있으므로 결과치가 나온다, 인과의 법칙이다.
대한민국 국민들 저마다에게 어쩌면 이런 단련의 시기도 필요해서일까.
나 자신을 비롯해 자숙의 기간이 절실히 필요한 대한민국 사람들.
용서를 구하는 구약시대 백성처럼 무릎 꿇고 각자 자기성찰부터 진지하게 해야 하지 싶다.
불의와 위선이 활개 쳐도 아무렇지 않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둔감한 것인지 세뇌된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대형사고나 큰 문제가 터지면 이어서 흉흉한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판을 칠 테니 이에 우리는 바른 분별력으로 대처해야 하련만.
피리부는 사내를 줄줄 따라가 물에 빠지는 쥐떼.
쉽게 선동당하는가 하면 매스컴이 떠드는 대로 생각없이 몰빵,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지는 편향성도 문제다.
유행이라면 중심 못 잡고 가벼이 바람에 쏠려버리는 경조부박한 경향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겠다.
게다가 무언가에 홀린듯 붕 들떠서 제 정신을 가누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많은 거 같아서 하는 말이다.
사실이 그랬다, 도대체 세상이 왜 이래?
섬뜩하고 불안하고... 숫제 어찔어찔하다.
연타로 터지는 기절초풍할 사건 사고들, 뭐가 뭔지 도무지 헷갈린다.
근조....무안공항 희생자 모든 분 삼가 명복을 비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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