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모카에서 잠시 현대미술 둘러보기

by 무량화
1674187335431.jpg


더 브로드 미술관을 나와 길 건너에 있는 모카에 잠시 들렀다.

모카라 불리는 LA 현대 미술관 (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Los Angeles).

다운타운의 그랜드 애비뉴 (Grand Avenue)에 유리 피라미드와 함께 이 미술관은 위치해 있다.

전에는 미술관 광장 앞에 동강 난 경비행기 동체를 땜질해 만든 설치미술품이 서있었다.

그 자리가 휑해져 서운하다 싶더니 대신 마천루에 도전장을 내밀듯 무뚝뚝한 철제 조각으로 대체됐다.

이 역시 제목을 보고 철제를 뚫어져라 응시해도 의미를 도시 알 수가 없다.

현대 미술은 추상화 같은 그림 외에 액션 페인팅, 금속 조각, 비디오 아트, 공연 등을 포괄하는 종합예술에 가깝다.

그들은 전통적 예술의 특징인 묘사에서 벗어나 추상을 지향하여, 새로운 시각과 신선한 생각으로 작품을 만든다.

피카소, 뒤샹, 살바도르 달리, 잭슨 폴록, 앤디 워홀, 백남준 등이 남긴 작품들은 하나같이 난해하기만 해, 봐도 봐도 뭐야? 싶다.

현대미술은 회화부터 조각이든 뭐든 아리송하니 도대체 모호한 게, 한마디로 콕 짚어 정의한다거나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걸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해 낸 그 속내를 어찌 정확히 헤아리랴.

더구나 현대미술은 독창적인 작품을 위해서라면 다양한 장르의 기법을 자유자재 넘나 든다.

따라서 관람자는 작품이 지닌 의미를 읽어내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자유로운 해석과 상상을 자극하는 다양한 읽기의 가능성을 열어 둔 특징을 지닌 현대미술이니까.

하여, 느껴지는 대로 그냥 볼밖에는.


1674187499481.jpg
1674187281271.jpg
1674188510022.jpg
1674186953773.jpg
SE-6bdcc811-9875-11ed-bd05-5f1dadcd04dc.jpg
SE-6bdc52d9-9875-11ed-bd05-5754d9cc7be9.jpg
20230112_132014 (1).jpg
20230112_130633.jpg
20230112_130727.jpg
20230112_131433.jpg
20230112_131138.jpg
20230112_131645.jpg
20230112_131051.jpg
20230112_130646.jpg
20230112_131214.jpg
20230112_130659.jpg


박스오피스에서 티켓을 구매하려 했더니 웬일로 Free Ticket이라 한다.

나쁘지 않군, 암튼 그 덕에 공짜로 미술관 유리문을 밀었다.

들어가 보니 전시실은 원래 우측에서 시작되는데 어쩐 일인지 그쪽은 닫혀있었다,

관람객들이 보이는 오픈된 좌측 전시실로 향했다.

더 브로드 미술관에서 도통 보이지 않던 흑인들이 눈에 띄었다.

Henry Taylor라는 생소한 이름의 화가 작품들이 기다리는 전시실이었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며 작업하는 Taylor는 아크릴 그림, 혼합 매체 조각 및 설치미술로 잘 알려진 화가라는데 완전 낯선 이름.

하긴 Contemporary Artist라면 달리나 워홀 이름 정도나 들어본 수준이니 그를 알 턱이 없긴 하다.

전시실 입구에 쓰여있는 약력을 대충 훑어봤다.

헨리 테일러는 1958년 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벤츄라 출신이며 캘리포니아 예술 대학을 졸업했다.

그의 아버지는 미 해군에서 화가로 활동했는데 테일러는 아버지로부터 뛰어난 영감과 붓 터치 능력을 물려받았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며 작업하는 Taylor는 아크릴 그림, 조각 및 설치미술로 잘 알려진 화가란다.

그는 자신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일들, 직접 경험한 것들과 간접 체험한 일들을 섞어 캔버스에 옮기기 시작했다.

헨리의 각 작품들은 한 사람 또는 그 사람을 둘러싼 사회, 환경, 역사에 대한 시각적 기록이었다.

갱단, 마약, 범죄, 홈리스, 성공한 흑인 스포츠 선수들과 연예인들, 평화롭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초상들을 그려나갔다.

캘리포니아는 보수적인 미 동남부, 동부와는 사회 문화적 분위기가 많이 달랐기에 헨리의 성장 과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소수자 인권, 흑인 민권 운동 등 미국 사회의 가치를 뒤흔든 사회 운동을 보며 헨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삶을 표현해 나갔다.

최근 들어 흑인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긴 하는데 그는 40 대에 이르러 화가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리한나, 제이지 등 성공한 흑인 연예인들뿐 아니라 유수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면서 그는 점점 유명해졌다.

그의 작품에는 거의 제목이 없었다.

작품을 감상하며 자유로이 무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가기엔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한 바퀴 휘리릭 돌아보고 밖으로 나오자, 헨리가 펼친 세상과 뚜렷이 대비되는 고층 빌딩군에 현기증이 일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금은 우기인 캘리포니아에 산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