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파도와 갯무꽃의 춤사위

by 무량화


신비로운 금능 바다 파도가 죄다 일어서 춤추네.


하얗게 꽃을 피운 파도가 광기 어린 춤을 추네.

수심 깊은 바다라면 거센 해풍에 백마 군단 내닫는 듯하겠네.

우와! 마구마구 터지는 감탄사.


바닷가에는 해변의 길손 드문드문 거니네.

바람 세차게 불어 좋은 날, 바다는 파도 희롱하며 엎치락뒤치락.

모래언덕에서 지체 없이 해변으로 내려섰네.

백사장 결 고운 모래 얼굴에 흩뿌려대네.

바람의 해작질이 여간 아니네.


강풍주의보가 강풍경보로 바뀐 날, 섬과 뭍을 잇는 항공편마다 결항이란 속보가 뜨네.


어허~ 그래서인지 해풍 미친듯한 광풍이로세.


바람결 점점 더 광폭해지네.

냅다 모자를 날려버리네.

휘날리는 머리칼 쓰다듬으니 모래 알갱이가 떨어지네.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썼기 망정이지 빰을 난타해 대는 모래알.

윙윙거리며 귓전 스쳐가는 바람 소리는, 폭풍의 언덕 히스클리프 울음보다 더 괴이쩍네.

그녀를 잃는다면 삶 자체가 지옥이라며 울부짖는 캐서린을 향한 미친듯한 사랑.

문득 오싹해지며 으스스 도는 한기.

작은 몸피 하나쯤 날려버릴 듯 해풍 점점 더 후드껴대네.

바람의 난타로 전자동 전신 마사지, 종당엔 얼얼해지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바람의 거친 숨결 잡아보고자 했으나 동영상을 찍기에도 버거워 접었다네.

언덕길에 만개한 갯무꽃 이리저리 쓸려대며 마구 몸부림치네.

비취옥 같은 바다 배경으로 한껏 만개한 연보라 꽃물결 환상적이네.

여긴들 예외일까, 사정없이 볼을 때리는 모래 알갱이.

방풍림으로 둘러선 해송 숲에 피해보나 게까지도 따라붙네.

야자수 기둥 뒤로 숨어봐도 소용없네.

차라리 그럴 바엔 정면으로 맞서볼까.


무모한 도전, 결국 백기 투항.

협재해변까지 걸으려던 생각 고마 접었다네.

거처에 돌아와 점퍼를 벗자 주머니에서 모래가 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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