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도 이 정도면

by 무량화


화성휴게소에서다.

처음 가봤고 잠시 스쳤을 뿐이지만 이건 너무 했다 싶고 정말 아니다 싶어 몇 자.

내 살림이라면 이럴 수 있을까?

내 주머닛돈 푼다면 이럴 수 있을까?

혈세를 이리 마구 낭비하는 일, 지나친 과소비 묵과할 수 없고말고! 아암.

이십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전국 유람을 다니던 2019년도였다.

여행을 다니면서 고속도로변의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기가 찼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내 눈을 의심하곤 했다.

한국인만 유달리 신장 기능이 약할 리 없고 아무리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라지만 화장실 줄줄이 많기도 하다.

공공시설에 누가 사용할까 싶은 비데 시설도 어이없는 데다 아무리 대리석이 흔해빠져도 그렇지 다 외화로 사들이는 수입재다.

최고급 자재로 도배시켜 호텔 화장실처럼 반드레하게 꾸민 해우소.



그간 해외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식의 호화판에 널러리한 공중변소는 본 바가 없다.

한국같이 땅값 비싼 나라에서 드넓게 차지한 대지로만 쳐도 적잖이 나오는 계산인데 희한하다.

고속도로 휴게소며 크고 작은 공원마다 법적 기준치가 높아서인지 하나같이 화장실 수준이 대단하다.

아예 바라지도 않는 동남아나 중국, 페루나 멕시코야 그렇다 쳐도 선진 각국 역시 화장실에 관한 한 매우 인색하다.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에서 셔틀버스로 테제베를 타러 몽파르나스 역에 갔을 적이다.

버스역과 지척거리에 있는 몽파르나스 기차역은 인파로 대단히 붐볐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편의시설은 '지나치게 잘돼있어서' 과잉이다 싶을 정도이며 깔끔하기 이를 데 없다.

그와 달리 테제베 역은 우중충하고 너저분하기 짝이 없는 데다 편의시설은 형편없이 빈약했다.

바다같이 넓은 역사에 그것도 구석텡이 한켠에 서너 칸 밖에 안 되는 비좁은 변소야말로 후지다 못해 누추했다.

그것도 뭐든 헤픈 우리나라처럼 무료가 아닌 유럽 대부분의 나라 공중변소는 유료 화장실임에도.

미국 어느 국립공원에 가도 화장실은 거의가 단순한 조립식 형태이며 최소한으로 간단하게 만들어진 공간이다.

그조차 어찌나 협소한지 덩치 큰 미국인이 볼일 보려면 불평 이만저만 아니련만 그 너른 땅덩이의 나라 변소는 조잡스러운 수준.

작은 공간이라 아기 기저귀 갈아주는 장소나 꽃? 거울? 그림액자? 당연 없다.

조명도 침침하고 세면기 물 역시 콸콸 이 아니라 쫄쫄 나온다.

화성휴게소 화장실에는 왕실 장의자가 놓였는가 하면 어느 변소는 간이 벽을 사이에 두고 변기와 별도의 세면기까지 설치된 곳도 있었다.

비단 화성휴게소만이 아니라 전국 어디나 엇비슷하다.

급한 용무를 보고 후딱 나오는 곳이 화장실이다.

거기서 누가 느긋하니 의자에 앉아 트로트를 듣겠으며 밝고 쾌적한 조명 아래라고 누가 독서를 하겠으며 색조 화장 꼼꼼히 고치겠는가?

다산 선생이 설한 실사구시의 정신과 이용후생의 가르침은 시대를 초월해 오늘날에도 큰 교훈이 된다.

어쩌다 실속보다는 겉치레 허식을 조장하는 사회 풍조가 됐는지 국민성 자체야 설마 그럴 리 없는데 어이해서?

쓸데없는 낭비나 허세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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