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떼 아침 식단 덕에

2015

by 무량화


새벽 미사에 참례하려면 일찍 일어나야 한다.

허나, 어젯밤 늦도록 영화 보며 올빼미질을 했기에
알람을 울리도록 할까 하다가 그냥 잠들었다.

요즘 아침마다 뜨락 뽕나무에서 지저귀는 새들을 떠올리며, 옳거니~확실하게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새벽같이 지즐거리는 새소리에 눈을 떴다.


세떼 덕에 맑디 말간 새벽을 맞는 요즘이다.

앞뜰의 두 그루 뽕나무는 청년기의 한창때라 잎이 아주 무성하고 그중 하나는 오디도 꽤 실하게 열렸다.

오디 요리로 아침식사를 하려고 새벽마다 새떼가 즐거이 모여드는 우리집.



이상하게도 캘리포니아 뽕나무는 뽕나무이긴 한데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다.

유실수의 몫보다 그늘을 만들어주는 관상수로 바뀐 개량 교배종인 까닭이다.

건조한 땅에도 잘 견디는 형질의 수종이라서인지 가로수로 식재한 곳도 더러 있다.

이른 봄 집을 보러 와 처음 이 나무와 상면했을 적이다.

나무 아래 마른 낙엽이나 수피로 보아 뽕나무 같긴 한데....?

아직 잎도 피기 전, 오리나무의 수꽃 같은 게 가지에 늘어져있어서 도대체 무슨 나무지? 은근 궁금하던 차였다.

그런데 횡재처럼 오디까지 여는 영락없는 뽕나무를 뜨락에 두었으니 뜻밖의 선물이 감사할 따름.

오월 연한 뽕잎을 채취해 응달에 말렸다가 차로도 마시지만, 특별히 뽕잎 삶아 우린 물로 장을 담는 터라 내 경우 긴한 쓰임새가 있는 나무다.

해서 뉴저지에서 이사 올 적에 뽕나무 묘목까지 챙겨가지고 왔더랬다.

하늘 푸르르고 바람 향기로운 오월 아침.

금아 선생의 글이 절로 떠오른다.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그러나 모국이 그리 편안치 못하다 보니 마음 한구석이 묵지근하다,


바로 전 해 세월호사건에 이어 메르스 사태가 터지고 공무원연금개혁 논란으로 연일 시끌벅적 대는 나라.

무릇, 너나없이 대한민국을 모국으로 둔 우리다,

견해 차이가 있다 뿐이지 모두들 애틋하게 사랑하는 모국이다,

그럼에도 오래 묵은 버릇처럼 무슨 일이 불거졌다 하면 무작정 네 탓만 하며 삿대질해싸도 결국 손가락 셋은 나에게 향한다,

하나는 너에게 또 하나 손가락은 하늘로 향하고.....

일일 삼성(一日三省), 자신을 하루에 세 번은 살펴보라 했다.

이 살펴봄이라는 말은 자신을 멀찍이 떨어뜨려 놓고 객관화시켜 주변부까지 바라보라는 말.


자신을 자신과 분리시켜, 자아를 벗어난 후에 세상을 통찰하는 안목을 기르라는데...

매사 냄비 끓듯 하지 말고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관조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요구되는 때다.


<침묵의 향기>라는 침향무 가얏고 가락 풀어놓고 그 안에서 오늘만이라도 나. 작금의 모국 정세 요동치는 소요에서 벗어나 보고자 한다.


맑은 새소리와 함께 ... 2015



조국(祖國) -정완영-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애인 사랑

손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 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맺힌 열두 줄은 구비 구비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鶴)처럼만 여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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