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내음은 짭쪼름한 해초 내음이다.
태평양을 마음 가득 담고 와서 인지 갯내 나는 파래무침이 먹고 싶어졌다.
외갓집은 서해에 접해있었고 유년기의 이 무렵쯤, 마을 언니들 따라서 갯가에 가면 바위에 붙은 파래며 미역이며 해산물을 구럭 가득 채취해 올 수 있었다.
감기 든다고 바다에 가는 걸 질색하는 외숙모 몰래, 갯일하러 가는 언니들 따라붙어 바닷가에 닿으면
해풍 얼음 조각같이 파고드는 깡추위도 개의치 않고 신이 나서 굴 따고 파래도 뜯었다.
소라며 고동 줍고 바지락 긁어모으는 일이 어찌나 재미있었는지, 발갛게 얼어버린 손이 곱은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돌에 붙은채로 맑은 바닷물에 살랑살랑 씻겨진 파래는 그냥 입에 넣어도 될 정도로 깨끗했다.
그 생각이 나, 집간장에 마늘 파만 넣고 상큼하고 개운하게 무친 파래반찬을 만들려고 딸내미한테 한인마켓에서 생파래를 사 오라 했다.
포장된 파래는 언뜻 깔끔해 보였으나 여러 번 씻고 휑궈도 쉽사리 깨끗해지지 않았다.
첫 물에 파래를 넣고 흔들어보니 마치 구정물처럼 휑근 물이 탁했다.
한국 거의 모든 연안 갯벌이 그만큼 오염도가 높다는 반증 같아 안타까웠다.
여러 차례 파래를 헹궈도 찜찜해 하는 수 없이 소독 겸해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쳐냈다.
초겨울 바람처럼 칼칼한 파래 향은 간 곳 없어지고 깨소금과 식초 내음만 났다.
그 옛날의 파래향.
하다못해 부산 살 적 광안리에서 손수 뜯어다 무친 파래 반찬 상긋하고도 향그러운 맛은 한낱 싸아한 그리움으로 멀어져 버렸다.
파래 내음 떠올리게 한 청푸른 태평양,
그중에서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청정해역을 다녀와서이리라.
파래에 무채를 함께 무치며 어릴 적 길들었던 파래향을 기대했으나 그 역시 아~옛날이여! 일 따름.
크리스탈코브는 연방 정부에 등록된 역사지구로
1920년대와 1930년대에 지어진 해안가 별장과 오두막들이 바다 가까이 늘어서 있었다.
인근 해역은 해양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Crystal Cove Alliance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곳이다.
크리스탈 코브 얼라이언스 (Crystal Cove Alliance, CCA)는 크리스탈 코브 주립 공원의
역사 지구, 해변 및 해양 생물을 보호하고 주변 환경을 잘 보전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크리스탈 코브는 수영객과 스쿠버나 서퍼들에게 인기 있는 해양 레포츠 천국이다.
동시에 모랫벌이나 바윗전에서 살아가는 해양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는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이기도 하다.
하여 조수에 따라 밀물 지면 해파리, 불가사리, 소라게를 물가에서 만날 수 있으며. 썰물 시엔 여러 해조류와 펠리컨을 아주 가까이 접해 볼 수 있는 곳이다.
바닷속에 사는 다양한 해양 생물들, 주황빛 가리비나 박쥐가오리며 돌고래 등 토종 어류와
바위틈에 숨은 문어와 성게도 만나볼 수가 있다.
캘리포니아 해양 생물의 장기적인 보호 필요성에 따라, 1999년 캘리포니아 주 해양 보호법 (Marine Life Protection Act)이 통과되었다.
이 법안은 캘리포니아의 해양 자연 유산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MPA는 해양 생물의 다양성과 풍부함, 그들의 서식지 및 해양 생태계 보호는 물론 이를 통해 우리 모두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임을 배우는 교육기회로 삼기 위해 만들어졌다.
크리스탈 코브 뒤로하고 차도 향해 오두막 늘어선 골목길 오르다 만난 작은 터널,
거기엔 바닷가 여러 풍광이 각양각색으로 그려진 벽화가 빼꼭 들어차 있었다.
어린이 솜씨인 듯 미숙하니 앳된 그림부터 메시지가 담긴 상징화도 꽤 여러 점.
바다의 협주곡 조화로이 담겨있는 터널 통과하면 용궁으로 가는 길 보이려나?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