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셔~

2015

by 무량화

갓 딴 듯 싱싱한 살구 복숭아 자두 체리, 요즘 파머스마켓에 초여름 과일이 한창이다.

이웃집에서 살구꽃을 만나 자못 흥분하며 사진을 찍은 지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어느 결에 열매가 익었나 보다.

지난주 목요일에도 살구를 사려고 향을 맡으니 철이 좀 이른 듯 너무 시다 못해 뜹뜨름해 그만뒀다.

어제는 거의 맛이 들은 듯 살구가 샛노랗게 농익어 보이기에 1파운드를 샀다.

이름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살구, 깨끗하게 씻어 때깔 고운 살구를 쪼개 먹어보니 아이~~ 셔!!

어깨가 움칫, 진저리가 처질 정도로 무지하게 시다.

며칠 숙성을 시킨 다음 먹으려 했는데 자료를 찾으며 알게 된 정보대로 하기로 했다.

말린 살구가 생살구보다 효능 면에서 월등 낫다니 날씨도 좋겠다, 반을 갈라 아예 다 말리기로 하였다.



요즘 살구가 반짝, 제철을 맞았다.

살구는 핵심 성분인 유기산이 포함돼 갈증 해소와 에너지 대사, 기력 회복 등에 아주 효과적이다.

구연산 같은 유기산과 비타민 C가 많아 피부 노화 방지와 식욕 촉진, 노화 방지에 매우 탁월한 과일이기도 하다.

살구에는 비타민 A가 많이 함유돼 야맹증을 예방하고 혈관을 튼튼히 하는 효과가 있다.

헤모글로빈 재생 효력이 뛰어나고 폐암과 췌장암을 예방하는 과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살구가 폐암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은 다른 오렌지색을 띤 과일이나 야채와 마찬가지로 베타카로틴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

살구의 베타카로틴, 비타민E와 같은 황산화 성분으로 인해 뇌기능에 도움을 줘 치매를 예방해 주는 것으로도 보고됐다.

말린 살구의 카로티노이드 성분과 라이코펜 성분은 심장병과 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 베타카로틴은 항노화 작용과 함께 항암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규명됐다.

현대의학에서도 살구의 효능을 인정해 기관지염과 폐암, 유선암에 도움이 되는 약재로 권하기도 한다.

일본의 한 연구팀이 동물을 대상으로 살구에 많이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을 실험한 결과 여러가지 암이 억제되는 결과를 얻었다.

서양에서도 특히 태평양의 피지에서는 살구가 대표적인 항암식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살구로 효소를 담그기도 하고 잼도 만들지만 특히 살구의 효능을 효과적으로 맛볼 방법은 말려서 섭취하는 것이다.

영양학자들은 생살구보다 마른 살구를 먹는 것이 고농도의 베타카로틴을 섭취할 수 있다고 권유하고 있다.

말린 살구의 효능은 입에 물고 등산을 하면 각종 유기산 때문에 피로감을 덜 수 있다.

육류 고기를 부드럽게 완화시키는 효능도 있어 말린 살구를 갈아 넣으면 소화에 큰 도움이 된다.

다만 말린 살구의 효능이 좋다고 돼지고기와 배합해 먹을 경우 복통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한방에서도 살구는 진해-거담제로 사용되며 기관지염 폐결핵 만성기침환자들에게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에서는 가래가 끓거나 숨이 차며 개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살구를 사용하고 있다.

살구는 또 대장을 깨끗이 하고 얼굴에 생긴 주근깨나 검버섯 기미 등에도 특효가 있다고 전해온다.

그러나 살구에는 아미그달린이란 독도 들어 있다.

중국 의서인 본초에 따르면 살구에는 독이 있어서 많이 섭취하면 정신이 흐려지고 근육과 뼈에 해가 온다고 하였다.

살구씨(행인)는 대장과 폐를 깨끗하게 해 주며 각종 암종(癌腫) 등에 치료제로 사용하는데 전적으로 의사 처방에 따라야 한다.

처방전에 의하면 산약과 행인을 배합하면 만성 기관지염이나 천식에 효가가 있다고.

양고기와 행인을 배합하면 폐를 따뜻하게 하여 기침을 멈추게 하는 작용을 한다.

행인과 배를 배합하면 기침이나 내열이 있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며 행인과 바나나를 배합하면 노인성 변비에 좋다.

또한 행인과 국화잎을 배합하면 더위를 식히고 갈증을 해소하며 인후를 윤택하게 한다.

이와 같이 행인은 한방의 주요 약재이기도 하지만 현대에는 여성들의 팩 재료로 각광받는데 기미 제거에 도움을 준다.

피부를 윤기 있고 희게 하며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기능이 있다.

마사지 크림에 섞어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계란으로 팩을 할 때 넣으면 계란의 비린내를 없애준다.

잠깐 동안 반짝 등장하는 살구이니만치 제철 놓치지 않길.



딸내미가 2007년 처음 오픈한 크리닉 이름은'행림'이었으나 뒤에 영문으로 바꿨다.


그즈음 문 닫은 야후에서 J블로그로 옮겨 문을 연 내 블로그 명도 '살구꽃 피는 마을'이라 지었다.


아이디는 촌장이었다.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줘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인(仁)을 실천하는 길, 곧 인술(仁術)이라 하여 의술의 최고 경지로 모든 의료인들의 이상이기도 하다.

흔히들 의사들이 호를 지으며 杏이란 한자를 즐겨 넣는가 하면 한의원을 일러 살구나무숲이라는 뜻으로 행림(杏林)이라 한다.

한의원 이름에 杏이란 글자를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중국 오나라 동봉(董奉)이라는 명의가 신선의 경지에 이른 훌륭한 인술을 베푼 데서 유래한다.

행림은 오늘날까지 한의(韓醫)의 최고 지향점이자 바른 인술의 상징이 되고 있으며 여기서 행은 살구나무 杏이다.

동봉은 환자들을 성심껏 치료하고 치료비를 돈으로 받지 않았다.

대신 중증 환자는 살구나무 다섯 그루, 경증 환자는 살구나무 한 그루를 의원 집 주위에 심도록 하였다.

어느새 그의 집 주위에는 살구나무 십만 그루가 우거져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되었다.

그는 이 숲에서 얻어지는 살구로 환자 치료도 하고 살구를 곡식으로 바꿔 가난한 이웃사람들을 보살펴 주었다.

동봉은 인간 세상에서 3백 년을 넘게 살다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는데 승천할 때 그의 용모는 삼십 대의 젊은이와 같았다고.

그 후 행림은 의학계를 대표하는 말이 되었으며, '살구나무숲에 봄이 따뜻하다'라는 행림춘난(杏林春暖) 또는 '행림에 명예가 가득하다'라는 예만행림(譽滿杏林)은 의술이 고명함을 칭송하는 고사성어가 되었다.

동봉 신선의 살구나무숲, 동선 행림(董仙杏林)이라 하여 사람들이 그의 인술과 선행을 칭송한 데서 비롯, 이후부터 살구나무는 덕망을 갖춘 인술의 상징이 되었으며 한의들은 저마다 동선행림의 정신을 추구하고 실천하고자 하였다.

이에 연유, 많은 한의원들이 자기의 진료실에 행림(杏林)이라는 말을 즐겨 붙였다.

동시에 스스로 인술을 베푸는데 소홀하지 않도록 정성을 다하는 자세를 가다듬었다고.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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