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란 제목이 달린 사진을 보았다
무엇을?
대상은 보나 마나다
허리 구부정한 모정은 방문에 의지한 채
하마나 하며 귀 기울이는 심사 애틋
사립 밖 멀거니 내다보는 부정 또한 마찬가지
고목처럼 주름 깊은 손등에
허연 머리칼 검불 같다
엉거주춤 힘없는 무릎은 시리다
이도 별로 남아있질 않다
앙상한 뼈마디마디
자리에서 일어나며 절로 쏟아지는 신음 아이구~
그처럼 온데 삭신이 결린다
한때 태산같이 강건하던 아버지
바지런히 살림 다독이던 어머니
이제는
날로 쇠해지는 기력
마침내
지수화풍 제길로 다 떠나보내고
낙엽처럼 가벼워지면
이승 벗어나리니
동백이 지는 것을 보았다
뚜욱!
꽃송이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정결한 결말
비장하지만 아름다웠다
그러나 끝까지 심지 다 태운 뒤
가물가물 스러지는 촛불의 마지막 순간도
역시 아름다운 것을
현재의 젊음 혹은 청춘
아주 잠깐이다
가는 길은 누구나 마찬가지
생로병사의 철칙은 어김이 없으니
결국 세월 이길 장사 없는 법
퇴락해 가는 것들에 연민이...
기우뚱 삭아가는 집에서
그들 또한 삭아지는 육신
그 안의 영혼, 여전히
누구를 기다리나
보나 마나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