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물빛 수국의 계절이 왔다.
꽃잎 하나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여쁘고, 소담한 송이째로 바라보면 풍성해서 흐뭇한 꽃.
신부가 든 부케처럼 우아한 꽃 수국이다.
개인적으로는 푸른 산수국 꽃이 좋지만 어릴 적 뜨락에 푸짐하게 피었던 색색의 수국꽃도 좋았다.
특히 수국은 키우기 까다롭지 않을뿐더러 손쉽게 삽목으로 번식시키는 꽃나무라서 진딧물만 조심하면 누구나 키울만하다.
모래판에 실한 줄기 잘라 묻어두었다가 뿌리내리면 친구들에게 나눠줄 수 있어서 기분 뿌듯하게 해 주던 수국이다.
물과 친한 수국이 제철을 맞았다.
제주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곳곳에 수국 명소가 지천이다.
만개한 수국은 말없이 피고 질 따름이지만 여기저기서 홍보전 요란스럽다.
따라서 요즘 각 지역마다 수국 축제가 한창이다.
축제장이 아니라도 어딜 가나 제주섬에도 길가마다 물리도록 흔한 게 수국꽃.
굳이 입장료 내고 축제가 열리는 공원이나 유명 카페를 찾을 필요조차 없다.
빤한 날 드물 게 거의 날마다 비.
용케 날씨가 든 어제, 일부러 찾아간 곳은 안덕면사무소 수국길 행사장.
안덕면 사무소와 대한적십자사가 주관하는 헌혈 나눔 행사와 함께 안덕생활체육관 운동장에서는 주민들이 축구와 줄다리기 등을 펼쳤다.
노인네에게 헌혈을 권유하진 않았으나 현재 헌혈인구가 10~20대에 편중돼 있다니 젊은이들에게 괜히 미안스러웠다.
산방산이 마주 보이는 안덕면, 수국길에 산방산은 이마를 드러냈다가 전신을 보여주기도 하며 좋은 배경이 돼주었다.
안덕면은 사계해안과 용머리해안에서 비치코밍 데이 행사를 갖기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연구 개발하는 공무원이 많다는 걸 진작에 알았다.
탁상공론이나 일삼는 구태의연한 행정이 아니라서 참신한, 안덕면사무소 업무 자세를 신뢰하기에 행사장도 믿고 찾은 셈이다.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며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일, 이처럼 적극 주민 속으로 들어가는 공복의 자세가 크게 돋보이는 곳이다.
제대로 일을 찾아 하는, 면장 이하 산하 모든 공무원들은 칭찬받아 마땅할 터.
사실, 같은 안덕에 카멜리아 힐이 있고 마노르블랑도 있으나 인생 샷 건지려는 젊은 분위기 파라면 몰라도 여기 역시 포토존 그럴싸했다.
마침 쾌청한 하늘에 살풋 구름이 낀 멋진 날씨라 수국꽃과 조화 이룬 하늘 위주로 사진에 담았다.
그만큼 푸른 하늘 본지가 한참만이라 자꾸만 하늘을 바라보았던 하루.
'안덕에 오길 정말 잘했어' 캘리그래피 문구 앞에서는 인증 사진도 남겼다.
딱 내 마음이 그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