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안개 피어나는 호반을 꿈꾸다

by 무량화

안동호 구경 가자는 언니 권유에 선뜻 응했다.


부전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러 갔다.

오전 8시 50분 발 중앙선 열차에 올랐다.

안동역에서 언니네와 만나기로 해서다.

새파란 하늘, 흰구름 몇 점 띄웠다.

날씨는 무진 쾌청하다.

센텀역 신해운대역 기장역 좌천역에서 잠깐 정차하고는 곧장 기차는 달린다.

각진 아파트 대신 이제는 부드러운 곡선의 산천이 고즈넉 펼쳐진다.

연분홍 자귀나무꽃 한창인 녹음 욱욱한 산자락 지나면 푸르게 이어지는 농촌 풍경.

밭에 엎드려 부지런히 농사일을 하는 아낙들.

남정네 역시 제초제 뿌리며 들일 거드느라 바쁘다.

그간 비가 잦아 잡풀들 극성스럽게 자랐을 터.

이럴 때 밭매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

풀 매고 돌아서면 그새 또 나붓거리는 잡초.

그악스러운 풀과의 전쟁을 치르는 중인 농촌.

논배미 백로 홀로 평화스럽다.

초록빛에 시선 홀려있다 보니 어느 결에 울산 태화강역.

안동역 도착은 12시 19분이었다.



임하호에서 사나흘 지내는 동안 한 번쯤은 호반에서 피어나는 새벽안개를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20대 초 산정호수에서 수묵화 번지 듯한 물안개를 본 이후 호수=물안개로 입력돼 있는 기억회로다.

안개에 싸인 호숫가 비경은 만나지 못했으나 아침마다 뒷숲에서 뻐꾹 대는 뻐꾸기 소리는 맘껏 들었다.

밤마다 개구리 소리도 들려왔고 별빛은 초롱초롱 맑았다.

언니 성화에 모닥불 피워 옥수수 구워가며 갬성 호롱불 밝히자 들뜬 언니 목소리는 아이처럼 명랑했다.

안동호가 얼마나 너른지 이곳 캠핑장만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아득히 호수가 나타나기 일쑤였다.

봉정사 가는 길목에서도, 지훈문학관 가다가도, 도산서원 앞에도 호수는 푸르게 펼쳐져 있었다.

굽이굽이 맑고 깨끗한 물을 자랑하는 안동댐 내 임하호.

여기는 수상 레저타운이라 젊은이들은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쉬, 땅콩보트, 수상스키, 인보트, 제트스키 등을 즐긴다.

날마다 아침에 나가 저녁에 돌아왔기에 한낮에 펼쳐지는 수상 스포츠는 구경할 수가 없었지만.

캠핑 시설로는 카라반/ 글램핑/ 오토캠핑장이 마련돼 있었다.

여건에 따라 알맞은 캠핑 방법을 택할 수 있으며 화장실, 샤워실, 취사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졌다.

안동호 자체가 워낙 방대한 규모라 전체 지도를 언뜻 보면 드래건 형태도 같고 지네 같기도 하다.

더구나 여러 지류들이 가지를 쳤는데 임하호는 안동이면서 청송군 진보면 방향이 더 가까웠다.


지도를 보다가 예정에 없던 주산지와 주왕산까지도 이번 탐방지에 추가시켰다.


주소:안동시 임동면 선착장길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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