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 가장자리 바닷가마다 나름의 특징 뚜렷하다.
곁에 바짝 서로 연결된 해변이라 지척거리이건만 세화해수욕장 다르고 월정해수욕장 또 다르더니 김녕해수욕장 역시 성격이 달랐다.
지오 트레일을 품은 바다라거나 유난히 희고 고운 모래톱만이라서가 아니었다.
김녕해수욕장은 첫눈에 딱 아이들 놀이터였다.
한마디로 어린이들을 위한 맞춤형 여름바다랄까.
튜브에 의지해 남실남실 호섬타는 어린이에, 푸우! 푸~ 힘차게 수영을 하는 아이뿐인가.
물속으로 잠수해 스노클링 즐기거나 고무튜브 타고 찰랑대는 파도와 놀거나 물가에서 게 잡으며 노는 아이들.
옥빛 바닷가에 아이들이 소복 모여 이처럼 제각각 물놀이에 함빡 취해 들었다.
제주를 한바퀴 돌며 들린 해수욕장 중에 여태껏 표선 해비치 외에는 아이들을 위한 해변이 없다 여긴 생각을 수정해야 할 정도로 김녕은 특별했다.
어린이들로 복작거리는 바다, 그만큼 안전하다는 반증이리라.
앞바다 멀찍이서 요트를 타는 무리는 청춘들이고 아이들 부모는 물놀이하는 자녀에게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는다.
더러는 비치파라솔 그늘에 들어 대기하면서 마음 푹 놓고 느긋하게 휴식 취하며 휴가를 즐기기도 하지만 일부다.
아이는 아이들대로 신나게, 어른은 어른들대로 즐겁게 한여름을 만끽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요즘은 해수욕장 어디나 편의시설 완벽하게 갖춰져 있긴 하지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음수대가 눈길 끌었다.
해변 바로 앞에 이용 편리하게 꽤 큰 편의점이 있다는 것도 특히 아이들 동반가족에겐 맘에 드는 부분이리라.
그 외에도 김녕해수욕장만의 매력이 또 준비돼 있다.
한낮의 물놀이 마치고 나면 선들해진 오후녘엔 바닷가 일몰 풍경에도 빠져보거나.
아침나절엔 아빠 엄마 손잡고 김녕 지오 트레일 바당빌레길이라도 천천히 걸어보거나.
가족끼리 찾은 제주바다에서 나름대로 귀한 추억의 탑 높이 쌓아, 아름답고 풍요로운 추억앨범들 남기기를.
'품 안에 자식'이라 했듯 아이는 금방 훌쩍 자라서 뒤도 안 돌아보고 부모의 품을 벗어난다.
자녀가 성장해 나감에 따라 점차 독립하는 것은 건강한 성장과정, 따라서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다만 여전히 포기나누기에 서툰 건 부모다.
부모 마음이야 품 안이든 품 밖이든 다를 바 없으니 어디에 있건 뒷바라지하느라 심신의 노고 아끼지 않는다.
한때 느리게 흘러간다고 여겼던 시간의 강물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 눈 깜빡할 새에 후딱 지나가 버린다.
세월은, 아니 한생이란 건 정말이지 순간이요 찰나에 사라지고 마는 신기루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