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롱어고~1910년에 만든 배수지
날마다 일용하는 수돗물.
매 순간 마시는 공기가 그러하듯 좔좔 쏟아지는 수돗물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무심코 대한 수돗물이 집집마다의 수도관을 타고 수도꼭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중 마지막 단계.
배수지의 역할이 그것이었다.
최종 정수된 수돗물을 깨끗하게 관리해 상시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일시 모아두는 주요 보안시설물이 배수지다.
즉 수돗물을 여러 지역으로 나눠 보내주기 위해 만든 벙커처럼 안전한 저수지였다.
이처럼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도시마다 거미줄처럼 지상과 지하 공간에 중요 도시기반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도로망뿐 아니라 전기 가스 통신 상하수도 인터넷망 등등 배관시설물이 깔려있음으로 우리가 불편 없이 생활하는 것.
부산 측후소에 들렀다가 복병산 산책로로 나와 숲길 거닐면서 만난 복병산 배수지.
헌데 처음 와본 낯선 동네라서 여기는 어딘지, 현재 서있는 자리가 어디쯤인지 어림짐작도 아니 된다.
공원에 운동시설이 갖춰져 있어 여러 사람들이 있긴 해도 휘휘하던 차, 가만 둘러보니 메리놀병원이 바로 보이고 코모도호텔도 발치에 서있다.
그렇다면 현재 위치는 대청동 언저리, 안심이 돼 비로소 배수지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복병산 배수지는 구한말인 1910년에 부산 최초로 만들어진 상수도 시설이다.
부산포 개항 이후 왜의 거류민이 증가하자 식수가 부족해진 일본인들이 원활한 급수를 위해 시설을 만들었다.
이 배수지가 준공됨으로 부산은 본격적인 상수도 시대를 맞이하였으며 근대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근대 상수도 시설의 원형을 볼 수 있는 역사적 의의를 감안해 국가등록문화재 제327호로 지정되었다.
시설 입구와 벽체는 내화 벽돌과 콘크리트로, 벽체 상부는 석재로 견실하게 마감한 구조물이 배수지였다.
아치 형태의 석조 문틀 위에는 현판처럼 한자로 된 사자성어가 깊이 음각돼 있다.
북쪽 입구 정면에는 '신선이 사는 산속 생명수처럼 흘러라' 란 의미인 봉래활수 (逢萊活水)가 새겨져 있다.
남쪽 후문에는 '신선이 사는 연못물처럼 마르지 말거라'는 뜻의 요지무진(瑤池無盡) 이란 글귀 굵직하다.
부산에서 맨처음 배수지를 본 곳은 영도 청학동 배수지였다.
사실 그때까지 배수지란 걸 알지도 못했고 당연히 눈여겨본 적도 없다.
만일 지나쳤다손 쳐도 일반 체육시설쯤으로 무상심하게 여겼을 터다.
청학동 배수지는 전망대까지 만들어져 있을 정도로 야경이 아름다운 곳.
봉래산 정상 어름의 높은 산만디라서 부산대교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장소다.
따라서 화려하고도 고적하게 불 밝힌 부산 시내 일원과 오륙도 등대도 한눈에 든다.
도심에서 밀려나 피치 못하게 들어온 섬, 거기서도 산꼭대기로 몰린 전형적인 달동네 고달픈 삶에 주어진 시혜 같다.
무상으로 마시는 맑은 공기는 물론 저녁마다 눈 호강 시키는 이런 특혜 한둘쯤은 공평한 하늘의 배려이리라.
야경 명소를 찾은 단체팀에 해설사가 따르기에 배수지가 뭐 하는 곳인데요? 물었더니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지하에 물을 저장해 두는 저수조를 설치한 다음, 위에다 흙을 덮은 뒤 잔디를 심어 체육시설이나 공원으로 사용한다는 것.
그 안에 우리의 생명줄인 깨끗한 물이 보관되어 있다니 어쩐지 딛고 올라서있기가 조심스러웠다.
배수지로부터 지그재그 이어진 비탈길 한참을 내려와 흰여울마을 지나 영도다리 건너자 비로소 도심이었다.
복병산 배수지 위치: 부산광역시 중구 샘길 10(대청동 1가 6-4)
청학 배수지 위치:부산광역시 영도구 와치로 36 (청학2동 475-6)
롱롱롱롱롱어고~1910년에 만든 배수지가 있는 풍경어고~1910년에 만든 배수지가 있는 풍롱어고~1910년에 만든 배수지가 있는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