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터널 짙푸른 오일육 도로 굽이굽이 돌아 한라생태숲 앞에서 차를 내렸다.
생태숲 내의 숫모르 편백숲길은 풀잎마다 이슬 맺힌 데다 피톤치드 향 온 데서 스며나 기분 쾌적하게 만든다.
한 시간여 걸은 다음 밋칠한 편백숲 아래 평상에서 점심을 먹고 절물오름으로 향했다.
제주시 봉개동 중산간 마을에 자리한 절물오름이다.
노루가 유유히 풀을 뜯고 있는 걸로 미루어 비교적 생태환경이 좋은 이곳.
절물자연휴양림이 있고 절물 약수터로 널리 알려진 절물오름 너나들이길에 올랐다.
유독 숲 깊은 절물오름 등반로는 1.6km로 한 시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하다.
너나들이길은 잘 다듬어져 있는 편편한 데크길로 3km 구간이며 약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장생의 숲길은 흙과 화산송이가 깔린 힐링길로 11km, 왕복 3시간 이상 걸리는 숲길이므로 두 시 이후는 출입불가다.
절물오름 자연휴양림 입구에는 4~50년생 쭉쭉 뻗은 삼나무가 울울창창 하늘을 가리고 미끈하게 잘 생긴 곰솔 숲도 볼만하다.
하여 폭염 기승부리는 혹서기에도 피서차 들릴만 한 말 그대로 휴양림이다.
적당한 거리의 숲길 설렁설렁 걸었으니 워밍엎도 충분, 흙길과 데크길과 계단길 숨 찰 까닭도 없이 오르다보면 금세 정상이다.
그렇게 숲그늘 따라 산정에 오르면 울멍줄멍 숱한 여러 오름들 막힘없이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오름의 하나가 절물오름이 아닌가 싶다.
해발 697m의 기생화산인 이 오름은 봉우리가 둘이라 전망대도 두 곳이다.
큰 봉우리를 큰대나오름, 작은 봉우리를 족은대나오름.
큰대나오름 기슭 생이소리길에 사철 시원한 용천수 솟아나는 절물 약수터, 건너편에 약수암이라는 절도 있다.
정상에 조성된 전망대에 오르면 멀리 제주 바다와 빙 둘러 솟아있는 여러 오름들이 빚어내는 능선이 멋진 풍경을 이룬다.
맺힌데 없이 활달하고 자유롭게 내리지른 호쾌한 자연계.
호연지기까지 들먹일 필요도 없다.
여기서 하계 바라보노라면 잗다란 누항사에 얽혀 힘겨이 겪어낸 갈등들이 참 부질없다 여겨진다.
저 건너로 구름 몇 점 거느린 한라산도 마주 보인다.
인근에 거느린 사려니숲길, 한라생태숲, 봉개동왕벚나무 자생지, 민오름탐방로, 노루생태관찰원, 절물자연휴양림이 가까이 있다.
오름 분화구 순환로 한바퀴 돌아 녹음 욱욱한 숲길만 즈려밟으며 산길 내려온다.
약수터에서 양 손바닥 오므려 시원한 용천수 몇 번 받아 마시니 갈증이 싹 가신다.
수국꽃이며 제주 상사화도 시든 철이라 삼나무 숲으로 직행, 평상에 앉아 우린 남은 간식거리를 처리했다.
귀가할 때는 민오름을 거쳐 사려니숲 앞에서 차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