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엔 소서, 대서, 초복, 중복 등 한여름 더위를 상징하는 절기들이 꼬리를 이었는데요.
오늘은 중복, 일 년 중 더위가 가장 심한 세 절기 가운데 하나인 중복날이에요.
꼭 이날만이 아니라도 제철과일인 수박, 복숭아 등을 먹거나 삼계탕 같은 보양식으로 무작스러운 혹서를 이겨내야겠지요.
닭백숙 외에 요즘엔 오리불고기, 추어탕, 전복찜, 민어탕, 장어구이도 복날 보양식으로 인기라는데요.
일찍이 선조들은 지혜롭게도 한여름이 되면 단백질을 섭취해 떨어진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칼로리 보충을 시켰지요.
겸사 겸사 또 하나는 뜨거운 음식을 섭취하므로 몸을 데워 신체 온도와 바깥 온도를 맞추고자 복날이면 탕 종류를 즐겼다니 와우~ 슬기로운 과학생활을 하신거지요. ^^
특히 닭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오장육부를 안정시키며 몸을 덥혀주므로 이열치열 작용을 통해서 더위를 이길 수 있다고 해요.
오늘은 무더위를 이기게 하는 우리집 보양식 삼계탕을 친구와 나눴답니다.
요리 중에 가장 쉬운 게 닭백숙이고 가격 대비 영양 우수하고 제일 그럴싸한 음식이 삼계탕 아닐까요.
토종닭을 직접 기른다거나 오골계를 구할 수 있다면 모를까 보통은 마트에서 고단백 보고인 영계를 델꼬 오는데요.
닭 뱃속에 충분히 불린 찹쌀을 넣고 대추 인삼 황기 마늘 양파 생강을 곁들여 전통식으로 푹 고왔지요.
부재료들은 영양 밸런스는 물론 닭 고유의 냄새를 없애주기 위해 첨가하지요.
찬은 오이지 하나로 충분했고요, 먼저 친구 한 대접 나도 한 그릇 떠서 훌훌~
예전엔 복날이면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아녀자들은 수박 복숭아 같은 여름과일을 나눴고요,
남정네들은 천렵을 하거나 계곡으로 들어가 탁족(濯足)을 했다고 하잖아요.
우리는 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걸어서 정모시 물놀이장으로 해서 정방폭포 들렀다가 소정방폭포로 향했답니다.
복날을 맞아 물맞이하려고요.
사실 폭염은커녕 하늘은 우중충, 날씨 과히 덥지도 않았어요.
그래도 먼데 사는 친구에게 중복날 물 맞으러 가자고 진작에 약조했던 터였거든요.
평소도 인파 들끓진 않지만 이 날따라 더 한적, 소정방폭포는 우리 외엔 아무도 없었어요.
캄차카 반도에서 규모 8.7 강진이 발생하면서 그 여파로 일본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는 등 뒤숭숭한 오후라 파도 높은 바닷가는 별로라서 그렇겠지요.
독무대가 차려졌으니 놀이판 한번 걸게 펼쳐볼까나.
비옷을 입고 조심조심 물속 더듬으며 폭포 쪽으로 진입, 바위를 딛고 서려니 직립이 어려울 정도로 세차게 낙하하는 폭포수.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이 나이에 엉덩방아라도 찧는다면 대형사고치는 거라서 최대한 조심을 했네요.
앞서거니 뒤서거니 팔실 줄로 향하는 두 노친네 그래도 마음은 동심처럼 해맑아지더군요.
오가다 들린 관광객 무리가 부러운 듯 멀거니 우릴 바라보며 더러 사진도 찍더군요.
그 참에 폰을 꺼내 한컷 부탁도 했답니다.
난생첨 물맞이를 해본 친구는 머리 어깨 허리 골고루 물마사지를 받으며 최고의 힐링타임 선물 받았다면서 즐거워하더라고요.
물살이 세서 오래 서있기 버거워 연신 들랑날랑, 폭포수 맞으며 얼얼하도록 무료로 전신 물마사지.
단식 후 느낌처럼 머리가 개운해지고 온 삭신이 녹작지근한 게 오늘 밤 다디단 꿀잠은 예약됐네요.
여러 번 들락거리며 폭포 아래서 신나게 물맞이를 하던 중에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쉼 없이 우레 치듯 쏟아지는 폭포 소리, 목전의 바다 마구 아우성치는 파도 소리에 말도 잘 들리지 않았지요.
그러나 순간, 아니 벌써 퇴근하니? 묻자 여섯 시 한참 넘었거든요 한다.
우야꼬, 그새 그케 됐나? 신선놀음 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
우린 부리나케 비옷 벗어 챙겨 들고 소정방폭포를 떠났답니다.
친구네 집까지는 두 시간 넘어 걸리므로 서둘러야 했거든요.
돌아가며 친구는 고맙다는 말을 거듭 반복하더군요.
덕분에 나도 즐거웠는걸요.
우리는 말복날 다시 오늘처럼 폭포수 맞기로 하고 손을 흔들었습니다.
닭백숙에 들어가는 부재료 : 찹쌀, 마늘, 양파, 생강, 인삼, 대추, 황기, 연밥 씨, 엄나무 줄기
삼계탕이 푹 삶겨 아예 노인용 닭죽이 되었네요.
삼계탕에 채소를 넣어 영양죽도 만들어 입맛대로 더...